▲ 지난 18일. 익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가 익산시청 브리핑룸에서 익산농협 조합장으로 출마한 모 도의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3년 전 익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이하 시민단체)는 익산시가 기업유치 목적으로 구입하는 골프회원권에 대해 맹비난한 바 있는 가운데 현재 명단 비공개 등으로 각 언론이 비판하고 나섰지만 시민단체가 침묵하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 분위기다.

먼저 2008년 10월 7일자로 [본 지]가 보도했던 희망연대 주최로 '불만합창단'이 결성된 가운데 골프회원권 구입에 대해 비판하는 가사가 포함됐었다. 또한 이보다 한 달 전인 9월 20일자에는 '익산시의 18억 2천만원의 골프장 회원권 구입목적이 로비인가, 수익사업인가?'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성명서에는 '불법과 편법행정을 조장하는 것이라는 본질적 문제점에 대한 답변이 없다.', '행정의 불신을 조장하는 오비이락의 행정이 문제이다.', '책임을 전가하고 본말을 호도하여 시민의 행정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등의 소제목과 함께 '시민의 요구와 반하는 불법행정을 조장하는 18억2천만원 골프장 회원권 구입에 대해 익산시와 익산시의회는 시민에게 공개 사과하라'며 '익산시는 골프 회원권을 즉각 매각하여, 불법행정에 대한 시민적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며 요구하기도 했다.

이 보다 약 10일 전 역시 '익산시가 골프회원권을 구입한 골프장은 세금체납의 문제가 있는 곳인데 이에 익산시가 골프 회원권을 구입한 이유가 채납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과정이라는 항간의 문제제기가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공무원윤리강령과 행동강령이 이를 엄격하게 제안하고 있는 상황에서 골프회원권을 활용하는 행정은 편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들게 될 것이다. 익산시의 편법과 불법적인 기업유치와 예산확보 활동은 심각한 역효과를 낳게 될 것이다고 익산협의회는 지적했다.

이렇게 익산시와 이를 승인한 익산시의회까지 비판했던 익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 이들 주장과 우려대로 현실이 됐음에도 침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익산시로부터 많은 보조금을 받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던 것일까? 비판하면 보조금이 끊기거나 시와 공조하는 사업이 끊어지는 것이 두려운 것일까?

요즘 익산시민들로부터 시민단체에 대한 시각이 점점 변하고 있음을 분명 인식해야 한다. 그들만의 회원들 목소리에 매몰돼 시민들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 지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할 것이다.

시민단체는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더불어 살 수 있는 대안도 제시하기도 하지만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도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최근 익산농협 조합장 선거에 나선 모 도의원을 연일 비판하는 것처럼.

모 도의원은 보궐선거를 치루게 하는 장본인이라는 이유로 예산낭비를 하게했다는 비판은 시민단체로서 당연한 권리이자 사명이지만 또 다른 예산낭비이자 더 나아가 시민들의 혈세로 구입한 골프회원권이 개인 또는 힘있는 누군가를 위해 사용했다는 점은 예산 낭비보다 더욱 심각한 사안이라는 점에서는 시민단체가 침묵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힘있는 권력에는 침묵하고 그렇지 않은 곳에는 무서운 칼날을 휘두르는 것은 시민단체가 왜 존재해야 하는 지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