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숭림사(주지 지광) 보물 825호 보광전이 집중 호우로 발생한 산사태로 매몰될 위기에서 주지 지광스님과 문화재지킴이들이 9시간 동안 사투벌여 지켜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익산 지역에 500㎜ 가까운 장맛비가 내린 것은 드문 일. 숭림사 주지 지광 스님은 연일 장맛비가 계속되자 CCTV로 보광전 주변을 관찰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보물 제825호인 보광전 뒷편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CCTV를 통해 모니터하던 지광 스님은 지난 달 10일 오후 12시 40분 경 산사태가 발생하자 문화재 지킴이 어르신 4명과 함께 곧바로 삽을 들고 나섰다. 일단 산사태 위기에서도 비닐을 치고, 기왓장을 새끼줄로 매달아 고정했다.

숭림사가 산사태가 났다는 소식에 소방서와 사하촌의 송천마을 이장과 주민들, 익산시청 공무원들이 한걸음에 달려왔다. 이들은 밤 9시까지 함께 보광전 보존과 복구에 만전을 기했다.

주지 지광스님은 “이번에 산사태 위기에서 벗어난 숭림사 보광전은 뒷산과의 거리가 불과 3ｍ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60° 이상의 가파른 경사를 유지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며 “우선 임시 조치를 취했지만 앞으로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에 대배해 철저한 대비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예년에는 강수량 150㎜정도의 비에도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이번 장맛비는 집중호우에 버금갈 정도로 강수량이 많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연락을 받고 즉시 복구 작업에 나선 익산시 공무원들과 송천마을 주민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문화재청이 긴급예산을 편성해 복구에 나선다고 약속했지만 몇년전에도 뒷산에 떨어진 번개로 인해 숭림사 요사에 불이 붙는 사고를 모면한 적이 있어 이번 기회에 보광전 뒷산의 가파른 경사를 원만하게 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혜의 빛으로 세상을 비춘다는 비로자나불을 모신 보광전은 17세기 이전에 지은 건물로 추정된다. 보광전은 앞면 3칸과 옆면 3칸으로 구성됐으며 지붕은 맞배지붕이며 건물 안쪽은 보 끝에 용머리를 조각했다.

기둥 윗부분 건축 부재들은 연꽃, 용의 몸, 용 앞발이 여의주를 쥐고 있는 형태를 띄고 있다. 보광전은 조선 후기 건축물로 건축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