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협동조합법 제50조 제3항(2009년 6월 9일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 누구든지 지역농협의 임원 또는 대의원선거와 관련하여 연설ㆍ벽보 기타의 방법으로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거나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후보자를 비방할 수 없다.(2011년 5월 19일 일부개정에서는 ‘허위에서 거짓’으로 바뀜)

지난 7월 28일에 헌법재판소는 농업혐동조합법 제50조 3항 등에 대한 위헌제청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로 각하(상소가 부적합하다고 생각해서 재판을 하지 않고 종료 시키는 것으로 쉽게 말하면 고려할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를 결정했다.

위헌소지가 있다며 낸 청구인 채모씨의 주장(대리인 변호사 조영보 외 1명)은 그 첫 번째로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에 적용되는 공직선거법은 제251조(후보자비방죄)에서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후보자 등을 비방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되, ‘다만,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두 번째로 지역농협 임원 선거에 적용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와 같은 공직선거법 규정과는 달리 첫째 선거와 관련하여 허위사실을 공표하거나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후보자를 비방하기만 하면 별도로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이 없어도 구성요건에 해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둘째, 공연히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여 후보자를 비방한 경우에도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경우와 동일한 법정협, 그것도 거듭 감경하더라도 당선무효의 기준이 되는 100만 원 미만의 벌금형 선고가 불가능한 법정형을 규정하고 있다.

셋째, ‘다만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라는 위법성 조각(성립하지 않음)사유를 규정하지 않았다.

세 번째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지역농협 임원 등 선거 출마자 등을 공직선거 출마자 등과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함으로써 헌법 제11조의 평등권, 평등원칙에 위배되고, 지역농협 임원 등 선거과정에서의 국민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으며, 기본권 제한에 있어서의 비례의 원칙, 실질적 죄형법주의에 어긋나고 법관의 양형 판단에 있어서의 재량을 부당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취지로 청구한 것이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위헌제청신청 기각 사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그 구성요건과 법정형에 있어 공직선거법상의 후보자비방죄 관련 규정과 일부 상이하게(서로 다름)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두 법률의 적용대상과 후보자비방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이 동일하다고 할 수 없어 그것만으로는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다.

지역농협 임원 등의 선거에서는 유권자군이 상대적으로 소규모이어서 후보자 비방행위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후보자 개인에 대한 비방행위를 차단하고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을 검증하는 공정한 선거로 유도하기 위하여 후보자 비방행위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채택할 필요성이 큰 점을 고려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지역농협 임원 선거 후보자의 선거운동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선거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공익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하다거나 합리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대통령이나 기타 지방자치단체장 등의 공직선거에서는 유권자 수가 광범위하지만 농협 임원 선거는 유권자수가 제한적이어서 비방하게 되면 바로 알려지고 선거에 영향을 끼쳐 엄격하게 제한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공직선거법상의 후보자비방죄 규정과 달리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하는 위법성 조각(성립하지 않음)사유를 규정하고 있지 않으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구성요건에 해당해도 개별적 사안에 있어 적시된 사실의 내용과 성질, 그 표현의 방법,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행위의 동기와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법 제20조가 규정하는 위법성조각사유인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후보자의 명예 보호 및 선거의 공정성과 선거운동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 사이의 조화를 꾀할 수 있다면서 기각 사유에 대해 위와 같이 밝혔다.

즉, 공직선거법과 달리 농협법에는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는 것은 위에 밝힌 것처럼 농협선거는 소수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선거를 하기 때문에 아무리 사실이라고해도 비방할 목적이 수반된 것이라면 제한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김병옥 후보자가 이번 선거전에서 이 조합장이 벌금 500만 원에 약식기소된 사실을 알리고 선거에 임했다면 아무리 사실일 지라도 김 후보자는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조합장은 본 기자와의 통화에서 “각하 사유를 알고 있다”면서 “이번에 결정된 것은 임피농협 조합장선거에서 제기된 것으로 본인(이 조합장)에 대한 내용을 변호사와 상의해 헌법소원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각하 결정으로만 봐서는 이 조합장은 100만 원 미만의 벌금을 받을 수 없는 양형제한에 걸려 당선무효형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대법원 판결을 지켜봐야 하고 헌법소원을 제기할 경우, 임기 동안에 정식재판은 연기될 것으로 보여 향후 주목된다.

한편 익산농협 보궐선거로 인해 당선된 이완구 조합장이 지난해 선거과정에서 농업협동조합법(선거법) 위반으로 약식기소 벌금 500만 원을 구형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