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인 이희호 여사가 "정부가 허락한다면 북한에 가보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조배숙 국회의원은 조건 없는 이희호 여사의 방북허가를 정부당국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남북문제가 여전히 교착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희호여사의 방북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며 "지난달 남북 6자 회담 수석대표가 발리에서 비핵화회담을 개최하고, 미국은 김계관 제1부상을 초청해 북미대화를 진행하는 등 모처럼 대화국면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훈풍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발리회담 직후 통일부가 제의한 금강산 실무회담을 사실상 거부하고 나서는 등 남북관계는 여전히 교착국면에 봉착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북핵 협상이 어렵사리 시작된 지금의 국면에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남북관계 개선, 향후 북미협상 진전과 6자회담 재개 대화 국면에서 외교적 고립을 자초할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희호 여사의 방북은 북한에게 있어 대북정책 변화의 시그널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 특히 6ㆍ15 공동선언에 있어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참여한 당사자이고, 북한도 지난 2010년 초청의사를 밝힌 바 있기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줄 적임자라고 본다.

그리고 대북정책은 변화는 일단 인도적 지원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현재 북미간에 대북 쌀 지원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이희호 여사는 북한의 3~4세 어린이들을 위한 털모자 뜨개질에 참여해 1만여개의 모자를 짜 놓았다고 한다. 털모자 지원이 대북 쌀 지원 등 인도적 지원으로 이어질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이희호 여사의 방북허가는 그 자체로 대북정책의 변화의 상징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정부가 진정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전기를 마련코자 한다면 이희호여사의 방북을 불허해서는 안 된다는 조 의원의 주장이다.

조 의워은 "정부당국은 남북불신을 해소하고 오래 만에 이어진 남북대화의 호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주기를 진심으로 촉구한다"고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