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우리나라 철도역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춘포역. 이름하여 우리나라 최고(最古) 역사 춘포역.

그런데 이번 숨은 보물 7선 최종발표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 한 가지 새로운 사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철도역에 관심을 갖고 계신 전문가들 사이에 춘포역이 가장 오래된 역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거론되며 관련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춘포역을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最古) 역사로 추정한 근거는 춘포역에 보관되어 있던 역력책, 철도요람 등 이었다고 합니다.

역력책에 1914년부터 철도가 운행되기 시작했다는 기록이 있어 이를 근거로 춘포역이 1914년부터 존재해온 것으로 추정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철도역사는 1898년부터 시작되었고 전주-이리-군산을 오가는 전북지역 철도역사는 1914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근거들에 따라 춘포역이 1914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한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현재의 춘포역사 건축물 정도의 완성도를 볼 때 비교적 잘 지어진 건물로서 1920년대 즈음에 지어진 건물이 아닐까 추정이 된다는 것입니다.

일제시대 대장촌역은 1914년에 지어진 것이 맞지만 지금의 춘포역 자리가 대장촌역 자리와 일치하는지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일치한다면 1914년에 지어진 역 건물이 맞지만, 일치하지 않는다면 1914년이 아닌 그 이후에 자리를 옮겨 지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추측에 따른다면 1920년 12월에 지어진 서울 신촌역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 최고(最古) 역사가 된다고 합니다.

이런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게 되면 춘포역은 우리나라에서 오래된 역사가운데 하나로 기록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문화재청에 확인해본 결과 아직 이와 관련한 문화재청의 공식적인 논의는 없는 상태라고 합니다.
하지만 예측하기에 향후에 전문가들의 자료조사가 정리되고 나면 언제든 재논의가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여집니다.

물론 역사의 기록을 바로 잡아나가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최고(最古) 역사라는 타이틀보다는 춘포역이 어떻게 시민들 마음에 자리잡고 활용될 것인가의 문제가 더욱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익산시는 철도의 중심도시 가운데 하나로서 춘포역이 가지는 역사적, 상징적 의미는 도시의 정체성과 관련해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익산시는 이런 움직임과 관련해서 하루빨리 내용을 파악하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익산시는 지역지도, 향토자료, 소설, 구전되어오는 이야기 등등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자료와 기록들을 살피고 춘포역 건축 관련 사실들을 정확이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재논의의 움직임이 있는 관련 전문가들과도 의견을 나누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정확한 사실들을 확인함으로서 철도역사의 기록들이 바로잡아지길 기대해봅니다. / 글 및 사진 제공 : 익산희망연대

김슬아 씨가 발표한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김슬아입니다.

▲ 김슬아 씨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익산은 대표적인 철도의 도시입니다. KTX가 정차하게 되며 기차를 이용한 이동은 더욱 빠르고 편리해졌죠. 그런데 지금 이 시대에, 어째서 전 기차도 서지 않는 작고 초라한 춘포역을 말하는걸까요?

가끔은 느리게, 춘포역을 돌아보는 시간을 함께 갖으며 그 이유를 직접 느껴주셨으면 합니다. 1914년 일제시대, 전라선이 개통되며 이리와 전주사이 대장촌에 들어선 대장역.

들이 넓은 곡창지대에 자리한 제법 큰 마을 대장촌에 역이 들어선 날, 마을 사람들은 기뻐 노래부르고 춤을 추었다고 합니다. 비록 일본인들이 비옥한 땅에 농장을 짓고, 도정을 마친 쌀을 군산으로 실어 나르기 위함이었지만 교통수단이 없던 시절 걸어다니던 길을 기차를 타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은 그 땅을 일구며 살아가는 민초들에게도 기쁜 일이었나 봅니다.

지금은 춘포역으로 불리는 이 역사는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600여 개의 역사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역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슬레이트를 얹은 박공지붕의 목조 구조는 농촌지역 소규모 역사의 전형을 잘 보여주고 있지요.

그렇게 시작된 대장역은 마을의 역사,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하며 그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하지만 신작로가 포장되고 버스가 수시로 다니게 되면서 열차는 더 이상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지 못했습니다.

1996년 대장역은 춘포역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그 다음해 역원배치 간이역으로 그 위치가 떨어집니다. 더 이상 화물을 실어나르지 못하게 되고 역과 함께하는 역원도 떠난 무인역이 되더니 이젠 통근열차도, 철도도 사라지고 역사의 문과 창문은 단단히 닫힌 채, 그렇게 역사만 덩그러니 홀로 서있습니다.

굽이굽이 이 마을 저마을을 연결해주던 기차가 조금 더 반듯이, 조금 더 빠르게 지나가는 동안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역사. 춘포역은 그렇게 그 자리를 지키며 우리에게 조금씩 잊혀져만 갑니다.

어떠세요? 이제 춘포역이 조금은 눈에 보이고 마음에 들어오는 것을 느끼시나요?

춘포역사의 역사, 어떻게 보면 새옹지마라는 고사성어를 떠올리게 합니다. 일제의 수탈을 위해 역이 세워졌고, 춘포역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자 간이역이 되고 말았죠.

무인역이 되며 문화재로 등록되나 싶더니 이제 폐역이 되었습니다. 전라선이 복선화 되면서 그 앞 철도도 분해되고 문화재 보존을 이유로 출입금지되어 더 황폐해 보이더군요. 앞으로 춘포역에 다시 좋은 일이 생길까요?

이전 이름 ‘대장’은 일본 사람들이 들이 넓다고 큰 대(大), 마당 장(場) 자를 써 붙여진 ‘대장촌’이라는 마을이름을 따서 지어졌습니다. 다시 마을이 춘포라는 이름으로 바뀌면서 역도 이름을 바꾸게 되었지요. 이 마을의 옛 이름은 ‘봄개’로 옛날에는 군산 앞바다에서 만경강 타고 이곳 나루까지 배가 닿았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옛 모습이 보존된 건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백년 전 그때에는 초가집 가운데 들어선 굉장히 신식 건물이었겠지요. 슬레이트를 얹은 삼각 모양의 박공지붕도 그러하고 창틀이나 문 위마다 있는 케노피도 특징적입니다.

춘포역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건 아무래도 국내 역사중 가장 오래된 역사라는 타이틀 때문일 것입니다. 임피역이나 신촌역, 서울역 구역사 등 보다 오래 되었다는 기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조사해본 바에 따르면 최근 이 춘포역이 1914년이 아닌 20년대에 다시 증축되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문화재청에서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이 다르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확실하지 않은 증거를 가지고 최고의 역사라는 타이틀을 뺏긴다면 조금 억울하지 않을까요? 익산시의 조사와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느림이라는 것을 새삼 일깨워주는 또 다른 간이역들을 소개해드리며 이 발표를 마칠까 합니다.

반곡역 (중앙선), 춘포역과 닮은 가까운 군산선에 있는 임피역(군산선), 구둔역 (중앙선), 가은역 (가은선), 하고사리역 (영동선).

혹시 길을 지나다 이런 간이역들을 만나시면 아는 체라도 해주시면 어떨까요? 이상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