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5(월)
제155회 익산시의회 임시회

사랑하는 31만 익산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이경애 의원입니다.

본의원에게 5분발언의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모처럼 반짝이는 며칠동안의 햇볕을 보며 우울하고 처절했던 비내리는 여름을 뒤로하고 곡식을 영글게 하기 위하여 만들어내는 자연의 흐름이 농민의 편에 서주는 것 같아 마음이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익산시의 비리관련 문제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는 숙제들을 생각하면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무한대의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본 의원은 기상이변에 매일 매일 가슴졸이며 들판을 바라보았던 농민의 심정을 담아 수확을 앞둔 지금 익산시가 자랑하는 고품질쌀의 재배과정을 살펴보며 몇가지 의견을 제출하고자 합니다.

익산시 쌀 생산 면적은 대략 2만ha정도 이며 이 중 익산시가 자랑하는 고품질 탑마루쌀 생산 면적은 약 700ha정도 됩니다. 생산농가로는 16개 면에 걸쳐 23개 작목반에 총 571농가가 각각 소속되어 있습니다.

모내기를 해야하는 시기인 5월 말에서 6월 중순경 매년 그러했듯 올해에도 농가는 일손을 바쁘게 놀려 모내기를 진행하였습니다. 모내기를 준비할 때 씨앗은 국립종자원에서 고품질용 종자를 구매합니다. 연구용으로 사용되는 종자를 제외하고는 가장 품질이 우수한 종자를 중심으로 고품질 생산 단지에 우선 배정됩니다.

설령 일반 농가가 고품질 종자를 사용하고자 해도 탑마루 생산 단지에 무조건 우선 집중배정 되어 왔습니다. 종자를 배정받으면 상토를 구입하여 모판을 준비합니다.

그런데 올 2011년 봄 문제가 여기서부터 발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발아율이 저조했던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정확한 통계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기록을 알 수가 없습니다만 현장을 돌아보며 만난 농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30% ~ 70%정도 발아실패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모판의 발아율 저조란 30%발아 실패일 경우 모판 100개중 30개를 버리고 70개를 사용했다는 뜻이 아니라 전체 낱낱의 모판이 30%씩 발아가 안되었다는 뜻입니다. 당연히 발아율이 떨어지면 그 모판은 사용이 불가능하고 결과는 모판 전체를 엎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농민들은 애가 탔습니다. 시기를 놓치면 안되므로 재빠르게 다시 보급종 볍씨를 구해야 했습니다. 돈이 더 들었으나 상토도 다시 구매해야했고 인부도 새로 얻어 인건비도 다시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보급종 볍씨를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농업기술센터에도 보급종이 없었고 국립종자원에도 재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올 봄 이상하게도 이러한 현상은 전국적으로 벌어졌습니다. 강원도에서부터 전남에 이르기까지 발아율 이상 현상이 벌어져서 각 자치단체별로 고품질 보급종을 다시 구하는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국립종자원은 비상이 걸렸고 고품질 보급종 재고를 다 내어서 해결을 하느라 매우 고생을 하였습니다.

국립종자원 역사상에도 이러한 현상은 처음있는 일이라 합니다. 그런데 또 하나 특이한 것은 국립종자원에서 보급하여 채종포에 심은 것들과 친환경용으로 가는 종자는 실패가 거의 없고 고품질용과 일반농가로 가는 종자만 문제가 집중적으로 생겼다는 것입니다. 만약 일조량이 부족하다거나 천재지변에 의한 것 이었다면 모두 발아실패를 해야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당장 모내기를 해야하는 농가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위하여 지역 채종포도 가고 옆집도 가고 개인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종자를 구했고 상토와 인력도 다시 구했습니다.

시기를 놓치면 안되었으므로 마음은 힘들었고 다른 해에 비해서 모내기 비용도 몇곱절이나 더 들었습니다. 면단위별로 피해량을 보고하라고 했을 때 정확하게 측정하여 면에 접수한 농가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일이 바빳고 이런 일이 처음이었으므로 개인이 잘못하여 실패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모내기를 잘못했다는 것은 망신스러운 일이라는 정서도 한 몫하였습니다. 사고당시 국립종자원의 한 관계자는 피해현장 증거를 남길 틈도 없이 모만 심으면 대책을 세워주겠으니 어서 다시 일단 모를 심으라 라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시간이 한 참 지나 벼가 자라고 있을 무렵 문제의 원인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도 않은 시점에서 국립종자원에서 피해신고를 받을테니 서류를 작성하라고 내밀었는데 현재 증거가 남아있지 않으니 피해기록과 함께 연대보증인을 2명 기재하라고 하여 농민들이 울분을 토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서류를 보며 피해를 신고하고 싶은 농민이 몇이나 있었겠으며 얼마나 신고하였겠습니까? 그 기록만으로 보상을 하려한다면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 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여름 내내 비가 왔고 이제사 잠깐 볕이 들고 있습니다. 그 힘으로 농민의 간절한 마음과 함께 고품질 탑마루단지의 곡식이 붉게 물든 일반단지와 더불어 영글어 가고 있습니다.

국립 종자원은 시원하게 이유를 밝혀야 합니다.

어째서 발아가 실패 했는 지, 어떠한 이유로 채종포에 심은 것과, 친환경용은 멀쩡하면서 고품질용만 사고가 집중해서 났는 지에 대하여 있는 그대로의 이유를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농민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하시길 바랍니다. 사과와 원인규명도 없는 채로 현장조사도 성의 없이 하고 피해조사를 함에 있어 농민을 믿지 못하는 태도를 보인 것에 사과해야합니다. 어떠한 이유로든 결과에 대한 피해와 손해는 농민이 보기 때문이며 익산 시민이 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향후 재발방지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세우고 있는 지에 대하여 밝혀야합니다. 자연재해도 재발방지대책을 세우는데 발아사고 재발방지 수립에 대하여 갑론을박할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익산시는 대답해주십시오. 발아사고가 났을 당시 국립종자원의 재고 확보를 위하여 타 자치단체와 비교하여 얼마나 발빠른 행정적 대처를 했는 지, 그리고 농가 현장 피해 조사를 얼마나 성의있게 하였는 지 말입니다.

우리 익산시가 국립종자원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힘들었는 지 얼마나 애를 썼는 지는 본의원도 잘 알고 있습니다. 마음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그러나 행정적 대처가 미흡했음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고 앞으로 상황 발생시 위기를 극복할 능력을 갖추는 문제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또한 열과 성을 다하여 현장을 돌고 농민을 만나는데 모든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농민들이 행정의 손길과 마음을 느끼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 위기상황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익산시가 자랑하는 고품질 탑마루 쌀이 올해와 같은 과정으로 수확될 경우 이제껏 쌓아온 명성과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종자보급 단계에서부터 수확단계까지 심사숙고해보아야 합니다.

만약 종자보급과정에서 발아사고로 인하여 개인이 해결한 종자 때문에 고품질 탑마루 쌀로 인정이 안된다면 이에 대한 농가피해 보상은 국립종자원과 익산시가 책임져야 합니다.

그리고 제품에 대한 익산시 브랜드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쌀 생산 전국 4위의 자랑과 고품질 쌀에 대한 자부심이 유지되고 더 높아지기 위해서는 올 농사과정을 진지하게 돌아보고 방안을 연구해주십시오.

농민의 시름을 거두고 눈물을 거두는 국가행정과 익산시 행정을 기대합니다. 익산시 고품질 탑마루쌀이 갖는 전국적 명성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하여 지금 과제로 남아있는 문제를 잘 해결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면서 이만 마치겠습니다. 경청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