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여고 1,2학년생들이 지난 29일(토) 오전 9시에 학교 교정으로 모여들었다. 하지만 가을비가 제법 내리면서 하염없이 그치기만 기다렸다가 차츰 비가 그치자 운동장에 모여 연탄배달에 앞서 발대식을 가졌다.

이재호 교장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날씨마저 쌀쌀해져 어려움이 있겠지만 여러분들이 전하게 될 연탄은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소중한 것이므로 잘 전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총 10개 조로 나눠 배달할 독거어르신 세대를 찾아 나선 학생들은 학교에서 제일 먼 곳인 국민생활관까지 걸어서 이동하던 중에 빗줄기가 굵어져 염려가 됐지만 학생들은 전혀 게의치 않고 배달에 나섰다.

처음 연탄을 보고 만져 본다는 1학년 학생들과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하는 2학년 학생들의 마음가짐은 조금씩 달랐다. 1학년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연탄을 보자 신기해 하는 분위기였고 2학년 학생들은 능숙한 솜씨(?)로 연탄을 잘 전달하기도 했다.

요즘은 기름보일러 또는 가스보일 대신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학생들은 거의 드물지만 아직도 연탄을 통해 겨울을 나는 어르신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기특했다. 연탄이 여학생들이 계속 옮기기에는 힘들 뿐만 아니라 가느다란 빗줄기가 내림에도 서로 격려하고 웃으면서 힘든 내색없이 잘 전달했다.

처음으로 연탄을 본다는 이수연 학생(1학년)은 "처음에는 가벼운 줄 알았는데 연탄을 처음봐서 신기하고 무겁다"며 "저희가 열심히 전달하니깐 (어르신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하영 학생회장(2학년)은 "봉사 점수를 채우는 봉사가 아니라 어려운 분들을 돕는 마음으로 (연탄 배달을) 했으면 한다"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학교 축제인 이일축제기간에 학생들이 먹거리 등을 판매한 수익금과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아 연탄 2000장을 구입해 10세대에 각각 200장씩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