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시민사회단체가 익산시의 공직 비리가 만연해 감사기능을 강화시키기 위해 전임계약직을 채용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은 월권행위가 아닌가 싶다. 익산시는 이러한 요구에 대해 반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오명관 대표기자

끊이질 않고 거의 한달에 한 번씩 공직자 비리가 터져나와 오죽했으면 시민사회단체가 감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명문을 내세워 전임계약직을 채용할 것을 요구하겠는가? 익산시는 솔직히 할말이 없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가 전임계약직 시민감사관제를 요구한 것은 지나친 요구라고 할 수 있겠다. 익산시 공직 비리가 터져 나오지 않도록 제대로 감시 역할을 했는 지,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했을 때 이익에 따라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내지 않고 침묵하기도 한 적이 없었는 지 먼저 뒤돌아봐야 할 것이다.

예를들어 지난해 에스코 관련해 윤모 계장의 자살사건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보여줬던가? 그리고 최근 일부 공직자들의 골프장 이용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표명했었는가? 시민사회단체가 제대로 목소리도 내지 않으면서 공직 비리를 막기 위해 전임계약직을 요구한 것은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이해가 안간다.

2003년에 명예감사관제를 도입해 익산시 공직비리를 감시하도록 한 바 있지만 이 마저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계약직으로 채용한다고 해서 무슨 성과가 있겠는가?

더구나 시민사회단체가 익산시의 계약직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면서 자신들의 역량을 과시하기 위해 계약직 채용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심지어 일부 시민단체에서 일했던 사람들 중 계약직으로 채용돼 근무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무성한 상태다.

만약에 언론사에서 감시역할을 잘하고 사명감이 투철한 기자를 전임계약직으로 채용 요구한다면 시민사회단체는 뭐라고 외칠 것인가?

각자의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을 하면 된다. 어떻게 하면 시민감사관제를 통해 어떠한 방법으로 철저하게 감시하고 감사를 할 지를 더욱 더 연구하는 게 우선돼야 할 것이다. 단순하게 계약직을 채용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거의 없다.

아무리 깨끗한 물이라도 흙탕물에 들어가면 결국 같은 흙탕물이 돼 아무런 효과도 없는 것과 같다. 그 흙탕물을 맑은물로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 지 철저한 연구와 그 연구 성과를 가지고 실천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