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소개

김 대호 (사회 디자인 연구소 소장)

1963년 경남 사천에서 태어나 진주고를 거쳐 서울대 공대를 졸업 했다. 뒤틀린 역사와 정의를 바로 세워 보겠다는 청년시절의 초심을 잃지 않고, 여러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저술 활동을 해왔다.

현재 사회디자인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대우 자동차 하나 못 살리는 나라’ ‘노무현 이후, 새 시대 플랫폼은 무엇인가’ 등이 있다.

▲ 김상기 익산 희망정치시민연합 대표

이 책은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대한민국은 길을 잃었다’는 절박한 상황 인식 속 에서 출발한다. 자신이 길을 잃어 버렸다는 사실조차도 인식하지 못하는 수많은 군상 속 에서, 우리가 길을 잃었음을 철저히 인식하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철저한 성찰 능력과 열린 사고를 가질 때만 우리의 현 위치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분석을 통해서만 우리의 갈 길을 찿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김 대호 소장의 출발점은 매우 올바른 것이다.

한국 사회 모순을 바로 보아야 한다

그는 기여도에 비해 훨씬 많은 열매를 취해가는 이익집단의 문제를 한국사회 모순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이미 기득권화한 이익집단의 문제를 성 안과 성 밖으로 비유하며 높은 진입 장벽의 문제를 지적한다. 김 대호에 의하면 이미 대한민국은 따뜻한 성 안에 사는 사람들과 차가운 성 밖에 살고 있는 사람들로 나뉘어졌다.

따뜻한 성안에는 기득권자들이 살고 있다. 의사 변호사 등 ‘士’ 돌림과 교수 교사 공무원 대기업과 공기업의 직원과 노동조합원들과 부동산으로 큰 돈을 번 사람들이 살고 있다.

시베리아 같은 추운 성 밖에는 비정규직 노동자 ,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중소기업의 노동자, 청년 실업자, 영세 자영업자, 대학 시간강사 등 힘없고 빽 없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성 안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자신들의 힘과 조직을 이용하여 계속 성벽을 더 높이 쌓아 성 안으로의 진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성 밖의 사람들은 높은 진입 장벽에 가로막혀 아예 포기한 채 살거나, 어떻게든 장벽을 넘어 성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일단 진입에 성공하면 인생이 바뀔 만큼 열매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수많은 청년들은 성 안 진입의 가장 확실한 수단인 각종 고시와 대기업 공기업 시험에 올인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진입장벽을 넘기란 하늘에서 별 따기이다.

성 안과 성 밖의 극심한 온도차와 너무 높은 진입 장벽은 인적자원의 자연적 순환과 효율적 배분을 가로 막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자영업의 과잉과 몰락, 대기업과 공기업 생산현장의 조로, 청년 실업의 급증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낳고 있다.

성안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장벽을 계속 높이고, 성 밖의 사람들은 그 장벽을 넘기 위해 온 인생을 걸거나 아예 포기하는 체념의 삶을 사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엄청난 에너지 낭비이다.

책임 있는 주체가 없다.

작금의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 의회, 정당, 노동조합, 시민사회 등은 구조적이고 본질적인 접근 없이 보조적 해법만을 남발하고 있다.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수구 보수 세력은 논외로 하더라도, 진보 개혁세력이라는 사람들도 번지수를 잘 못 찾고 있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세계사적 흐름을 읽지 못하고 한국사회 모순의 문제를 바로 진단하지 못하고 있다. 1980년대는 약자였지만 지금은 거대한 이익집단이 되어버린 대기업과 공기업 노동조합의 이익만을 대변하며, 한국사회를 현미경으로 속속히 보지 못하고 망원경으로 전체를 조망하지 못 하고 있다.

오직 신자유주의 반대와 복지담론만을 기계적으로 되풀이 하는 무능력과 무책임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수준의 진보세력에게 새로운 대한민국의 디자인을 기대하는 것은 처음부터 어려운 일이었다.

공평과 정의를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이런 한국 사회의 제반 모순을 해결해야할 주체인 공공(정치, 행정, 사법, 언론 등)은 무능력 할뿐만 아니라 부패하여 공의를 세워야할 임무를 져버렸다. 한국의 공공은 때로는 보수 이익집단과 협력하며, 때로는 진보 이익집단과 협력하며 대한민국을 좌, 우로 확 구부러지고 뒤틀린 사회로 만들어 버렸다.

구부러지고 뒤틀린 대한민국 을 바로 세우는 첫 걸음은 공공을 정의실현의 본령으로 바로 세우는 것이다. 공공이 바로서서 원칙과 상식에 기초한 공평하고 정의로운 틀을 만들고
집행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공의는 좋아 하는 것이 아니라 행하는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길을 잃었고, 공평과 공의는 실종되었다. 어디에도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접근은 없고 문제 해결의 의지와 능력은 보이지 않는다.

이제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새롭게 디자인 할 정치세력이 나와야한다. 분석과 진단만으로는 역사가 진보하지 않는다. 분석과 진단을 넘어 역사 앞에서 결단 할 때만 새로운 대한민국은 가능하다.

뜻이 있는 자는 뜻을 모으고 힘이 있는 자는 힘을 모아야한다. 골리앗 앞에 선 다윗의 용기와 기개로 나서서, 세상과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예수원을 설립하신 故 대천덕 신부님의 말씀처럼 “공의는 좋아 하는 것이 아니라 행하는 것이다”

글 : 김상기 (익산 희망정치 시민연합 대표)

[위 글은 본 지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