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일)부터 가정폭력으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강제로 집안에 들어가 피해상황을 조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가정폭력의 가해자가 문을 열어 주지 않더라도 경찰이 현장에서 직접 출입해 피해자의 안전여부와 폭력 상태 등을 조사하고, 응급조치와 긴급 임시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경찰은 이미 지난 2011년 10월 26일부터 시행된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의해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현장에서 직권으로 당사자들을 격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가정폭력 범죄가 재발할 우려가 있거나 긴급을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경우 퇴거 등 격리 조치, 100m 이내 접근금지, 휴대전화나 이메일 등 전기통신 이용금지 조치 등을 직권으로 취할 수 있다.

최근 도내 가정폭력피해자 생활시설에서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가정폭력 가해자인 남편은 폭력상황을 피해 쉼터로 입소한 부인과 자녀를 찾아냈다. 경찰과 함께 쉼터로 온 가해자는 자녀를 데리고 가겠다고 쉼터 관계자에게 요구했고, 이에 경찰은 쉼터 관계자에게 “현재 이혼상태도 아니고, 양육권과 친권은 아버지에게도 있으니 아이를 데리고 갈 수 있도록 하라”고 말했다. 경찰이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알고 폭력가정에서 자녀가 당하는 피해를 먼저 고려했다면 이 상황은 전혀 다르게 전개 되었을 것이다.

가정폭력특례법은 사적인 관계인 가정에서도 누구에도 어떤 이유라도 폭력을 행하면 안 되고, 가해자에게는 공공기관의 법 집행으로 가정 내 폭력이 ‘집안 일’이 아님을 엄중히 경고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법을 집행하는 경찰의 의식이 따르지 못할 때는 위 사례처럼 이 법의 정신은 유명무실하게 된다.

가정폭력특례법의 강화로 경찰이 폭력피해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해 폭력상황을 저지할 수 있는 권한이 확보 되었다. 하지만 법안이 강화되더라도 경찰의 의식변화와 실천이 있을 때만이 본래 법 취지대로 가정 내 폭력이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