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난 2006년부터 만리장성 늘리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원래는 중국 학계에서도 만리장성 동쪽 끝이 베이징 인근의 허베이성 산해관(山海關)이라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2009년엔 압록강 하구에 있는 옛 고구려 박작성인 호산성이 동쪽 끝이라며 장성 길이를 2천5백km 늘린 바 있다.

그래서 지금 현재도 박작성에는 중국 국가문물국이 세운 ‘萬里長城 東端 起點(만리장성 동단 기점)’이라는 대형 표지판이 있다. 그리고 지금 현재 박작성에는 고구려 유적지라는 기존의 관광 안내문은 모두 사라져서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런데 이번에는 중국이 한 술 더 떠서 만리장성 동쪽 끝이 헤이룽장까지라고 확장 발표했다. 그래서 이제 고구려와 발해 영역 대부분을 만리장성 유적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는데 이러한 역사왜곡은 동북공정을 목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시기에 장애아동들이 역사바로세우기 기획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화제다. 이들은 익산에 있는 사회복지시설 작은자매의 집의 식구들이다.

이 시설은 설립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5년에 걸쳐 우리나라 알기 기획사업을 진행중이다. 우리나라의 동서남북의 끝과 중앙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이다. 원내에서 그 지역에 대한 여러 고고학적인 자료와 역사 및 지리 공부를 한 후, 직접 그 지역을 탐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2009년에는 우리나라 최고 남쪽인 제주도를, 2010년에는 우리나라 최고 북쪽인 북한 온성군이 보이는 두만강 부근과 간도의 항일운동 유적지, 백두산을 탐방하였다. 그리고 작년에는 우리나라 최고 동쪽인 울릉도와 독도를 다녀왔다.

그리고 올해는 우리나라 최고 서쪽인 압록강과 북한의 마안도 부근을 탐방하고, 중국내 단동, 집안, 환인의 고구려 유적지를 견학했다.

주몽왕이 세운 고구려의 첫 번째 수도인 졸본성(오녀산성), 고구려의 두 번째 수도인 국내성의 여러 유적지를 돌아보면서 우리나라 문화의 우수성을 깨닫게 됐다. 자기들 영토 안에 있으면 자기 역사라고 주장하는 중국의 영토사관에 맞서서 고구려가 우리 민족의 역사라는 지식을 갖게 됐다.

작은자매의 집 장애아동들은 이미 고구려 문화 탐방을 떠나기 전에 원내에서 고구려 문화에 대한 공부를 한 후, 고구려가 왜 우리 민족이고 왜 우리 역사인지를 고고학적으로 역사적으로 이미 학습한 상태였으므로 이해가 더 빨랐다.

동방의 피라미드라고 하는 장수왕릉, 광개토태왕비와 릉, 고구려의 수준 높은 생활상과 예술적 가치를 보여주는 오회분 5호묘 고분벽화, 그리고 수도 방어의 요새인 환도산성 등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직접 실감하게 됐다.

그러나 남북분단의 아픔도 함께 보았다. 집안의 압록강 너머로 바라본 북한 만포마을, 단동으로 내려가면서 바라본 압록강 너머의 북한 산과 들녘, 신의주, 위화도, 월량도에 대한 조망, 그리고 황금평도에서 철조망 너머로 대화를 나눈 북한 농민들, 북한 군인들과의 대면 등 분단된 민족의 비극을 접하기도 하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단동 시내 평양고려식당에서 북한 노래 공연을 들으면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고구려의 박작성으로 알려진 호산성은 고구려의 유적지라는 안내판은 이미 없어졌고, 또한 중국은 고구려 흔적을 없애고, 중국식으로 성을 다시 축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집안이나 환인에서 동북공정관계로 우리가 현수막을 내걸고 사진 찍는 것을 중국공안이나 관광지 공무원들은 허용하지 않았다. 터키 내에는 많은 과거 문화 유적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터키인들은 그것들이 자기들 민족의 유적지, 자기 민족의 역사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과거 그리스, 로마제국, 비잔틴제국(동로마)의 문화라고 떳떳하게 안내하고 있다. 자기 영토 안에 있으면 자기 역사라고 생각하는 중국의 영토사관과는 대조적이라 볼 수 있다.

작은자매의집 가족들은 4박 5일간 고구려 문화의 자랑스러움과 함께 중국의 동북공정관계로 안타까움과 씁쓸함을 동시에 느낀 기간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들이 당장은 무엇을 할 수 없지만, 고구려 문화를 더 열심히 공부하고,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서도 계속적인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