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좋은정치넷] 지난 2-3일 익산시 제 6대 후반기 시의회 의장단 선거가 있었다. 한 달 여에 걸친 합종연횡을 통해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4석이 결정되었다. 선거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6명 모두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다. 이춘석국회의원의 선거구인 갑지역에서 의장을 포함해 4명, 을지역에서 2명이다. 문제는 익산시장도 민주당 소속으로 시행정과 이를 견제할 시의회마저 같은 당 소속으로 채워졌다는 것이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정치역학관계가 사라진 익산 정치권이 우려스러운 이유다.

과도한 권력집중과 권한은 아집과 전횡을 불러오고 사리사욕과 부정부패가 싹트는 온상이 된다. 중앙정치가 그러했고 지역도 마찬가지다.

시의원이면서 조합장선거는 물론 학생회장선거까지 나서면서 물의를 빚었던 민주당(을) 선거구의 경험이 이를 반증한다. 청렴서약은 매번 하지만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익산시 공무원들의 부정과 비리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시의회의 무력함이 또한 그렇다.

모든 시민이 민주당 당원이고 지지자들이 아니듯이 시의회도 그렇게 구성되어 있다. 통합진보당소속 의원도 있고 무소속도 있다. 지난 상반기 의장단에는 그래도 2명의 상임위원장이 통합진보당과 무소속 시의원이었다.

변화와 다양성을 기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는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민주당 일색으로 그 가능성마저 상실했다. 민주당은 눈앞의 권력과 권한을 차지하기에 급급하지 않았나.

대구서구 의회의 경우 부의장에 진보신당소속의원이 뽑혔다는 소식이다. 12명중 11명이 새누리당 소속이지만 새누리당 일색의 의장단을 만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익산 민주당은 멀었다는 생각이다.

소수지만 공존해야 할 구성원이고, 다르지만 함께 해야 하는 사람과 정당을 배려하지 않고 모든 것을 독차지하는 정당에게 시민의 권익이나 지역발전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의장단선거가 국회의원의 개입 없이 시의원들의 의지만으로는 치루어졌다는 소식도 설득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시의정활동보다 선거에 더 열심이었던 지난 총선이 보여주듯이 시의원들은 국회의원을 바라볼 수밖에 없고 국회의원은 이를 적절히 활용해 왔다는 것은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국회의원이 지역정치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시의원들이 자신의 명예와 영달을 앞세워 경쟁할 때 이를 조율하는 것은 물론, 지역 전체를 보면서 무소속과 소수정당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노력과 역할 말이다. 이러한 면에서 이춘석의원과 전정희의원이 어떤 노력을 기했는지는 의문이다.

오랜 세월 시민으로부터 사랑과 지지를 받아온 민주당이지만 갈수록 실망과 아쉬움이 커가고 있는 점을 새겨야 한다. 의장단은 시민을 위해 필요한 자리이지 시의원의 명예를 위해 주어진 자리가 아니다. 시의원이든 정당이든 시민의 권리에 앞서 자신의 이익을 세우려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