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전정희 의원(전북 익산 을)은 오늘(23일) 국회 제309회 임시회 지식경제위원회 지경부 업무보고에서 “정부가 전력위기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기업의 전력수요 감축과 국민 에너지절약 운동으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전 의원은 정부가 올해 1월부터 6월 둘째 주까지 전력수요감축을 위해 기업들에게 조업중단을 시키고, 그 대가로 지불한 보조금이 무려 2천8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웬만한 화력발전소 한 기를 건설하는 비용에 해당한다.

올해 기업의 수요관리는 5, 6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중순까지 수요관리 일수 37일 중 5ㆍ6월에 26일을 시행했고, 보상금액만도 1,540억 원으로 올 상반기 총 보상금액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수요관리는 일반적으로 공급예비력이 500만kw이하일 때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전력거래소가 전정희 의원실에 제출한 5ㆍ6월 중순까지 일별전력수급현황을 분석한 결과, 공급예비력이 500만kw 이하로 내려간 날은 12일에 불과했으나, 정부가 5, 6월 중순까지 수요관리를 실시한 일수는 총 26일로 과잉 수요감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당초 기업 수요관리 예산 5백억원을 다 쓰고, 1차 증액분 880억 원까지 소진하고, 전력산업기반기금 여유재원 700억 원까지 끌어다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기업의 전력감축에 대한 인센티브 단가를 기존 kwh당 1020원로 지원해오다, 재원부족을 이유로 6월 중순이후 kwh당 716원으로 30% 인하한 뒤, 기업의 수요감축은 중단됐다.

전정희 의원은 이와 관련 “정부가 지난해 9ㆍ15 정전사태의 재발방지를 위해 기업의 전력수요감축을 지나치게 강제하면서, 정밀기계 등에 전력차단으로 초래되는 피해와 조업중단에 따른 생산량 감소 등 엄청난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면서“정부가 전력위기의 원인을 전력과소비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감축을 통한 전력수급 안정화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이는 명백히 위기의 본질을 잘못 분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9ㆍ15 정전사태 및 현재의 전력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이 비정상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컴퓨터시스템에 의한 전력수급을 계측하지 못하고 수동급전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예비전력 400만kw이하로 내려가는 것에 대한 급전원들의 극심한 불안감이 과도한 수요관리 및 에너지절약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전 의원은 홍석우 지경부 장관에게 현재 전력거래소에서 운영하는 EMS에 대해 제3의 기관(한전, 전력거래소가 아닌 전문기관)으로 하여금 기술감사를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