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여야합의로 국회를 통과한 내곡동 사저 특검법이 지지부진한 청와대의 입장표명으로 발효가 지체되고 있다.

▲ 이명박 대통령(춮처 : 포털사이트 다음)

내곡동 사저 의혹과 관련한 특검 실시는 여야 모두가 기존의 검찰 수사가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매우 부실하고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하여 지난 6월 29일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사항이다.

이는 또한 민주당이 그동안 주장했던 내곡동사저 의혹과 관련한 국정조사실시 주장을 과감히 포기하고 새누리당의 제안을 수용한 결단의 산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와 정부는 특정정당에서 특검을 추천한다는 것은 위헌소지가 있다며 재의를 요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특별검사후보자를 민주통합당이 복수로 추천하는 것은 우리 당이 먼저 제시한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제안에 따라 합의한 사항이다.

수사대상인 현직 대통령이 자신을 수사할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것이 특검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야합의로 특검 추천권을 야당에 위임한 것이다.

정치적 사안에 대한 특검법에 있어서는 입법재량을 광범위하게 인정하고 있는 것이 일반론이다. 최근 법사위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된 헌법재판관 후보자 역시 위헌 소지가 적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특검법안은 특검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규정하고, 이전에 특정 정당의 당적을 가졌거나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는 특검 추천에서 배제하고 있어 특검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 시비 소지를 원칙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점을 감안해 볼 때 청와대와 정부가 재의요구의 빌미로 삼고 있는 사안은 이미 정치적, 법리론적 논란의 여지에 종지부를 찍은 사안이라 할 것이다.

특검법은 현직 대통령도 심각한 비리 의혹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 없이 조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입법부가 여야 없이 동의한 소중한 민주적 선례이다.

따라서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임을 자처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이 진실로 내곡동 사저와 관련한 의혹이 한 치도 없다면 결자해지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특검법안의 재의요구를 한다면 이는 내곡동 사저와 관련한 의혹을 사실로 시인하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자가 표결을 거부한 이유가 대통령과의 100분간의 비밀회담에서 모종의 협의 때문이었다는 의혹을 기정사실화 하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다.

특검법의 거부는 의회를 무시하고, 대통령 직무 수행의 합법성을 검증하자는 국민적 요구를 거부하는 것이다. 우리 민주당 법사위원 일동은 다시 한 번 이명박 대통령의 특검법안 수용을 촉구한다.

2012. 9. 17. 야권 법사위원 일동

박영선, 이춘석, 박범계, 박지원, 서기호, 서영교, 전해철, 최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