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시민뉴스 논설위원(수필가, 칼럼니스트)

상강의 의미

상강은 24절기 중 18번째로 한로(寒露)와 입동(入冬) 사이에 들어 있는 가을절기의 마지막에 속한다. 음력으로는 9월에 해당하며 양력으로는 10월 23일이나 24일에 든다.

2011년의 경우는 10월 24일에 들었다. 경인데, 태양이 황경 210˚에 위치하는 날이다. 상강(霜降)은 글자 그대로 서리가 내린다는 뜻이니, 가을도 무르익어 그만큼 기온이 내려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제 곧 겨울이 온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상강의 환경

농도(農道)인 전라북도 전주에서 상강으로 기준한 10월 23일의 기후를 보면, 1971년부터 2000년까지의 평균기온의 평균은 12.9℃에 달했고, 최고기온의 평균은 19.7℃로 나타나 한로보다 약 3℃정도 낮았으며, 최저기온의 평균은 7.3℃로 한로보다 역시 3℃나 낮게 나타났다.

강수량은 1.0mm로 추수기에 거의 비가 오지 않았고, 평균습도도 70.3%로 차츰 낮아져서 건조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람의 평균속도는 1.0m/s로 조금 더 줄어들었다.

상강부터 입동 사이의 15일을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누어 자연의 현상을 설명하였다. 이를테면 처음 5일인 초후(初候)에는 승냥이가 산짐승을 잡는 때이며, 중후(中候)는 초목이 누렇게 떨어지는 때, 마지막 말후(末候)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들이 모두 땅속에 숨는 때라고 한다.

상강의 상황

상강(霜降)의 햇볕은 아직도 따가울 정도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해진다. 이런 가을에는 비가 한 차례 올 때마다 뚝뚝하며 기온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고, 박자에 맞춰 낙엽도 떨어진다.

겨울잠을 자는 벌레들은 상강이 지나면서부터 땅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아름다운 단풍마저 자취를 감추게 된다.

상강의 풍속

조선시대에는 군기(軍旗)에 대한 국가의례로 둑제(纛祭)를 행하기도 하였다. 둑제에는 악생 23명이 납씨가(納氏歌)와 간척무(干戚舞), 궁시무(弓矢舞), 창검무(槍劍舞) 등으로 진행하였다.

상강에 들면 이미 대지(大地)가 많이 식어 동토(凍土)의 기운이 퍼지는 때로 세상은 온통 음(陰)의 기운에 싸이게 된다. 따라서 본래 양(陽)을 표방하는 남자를 빗대어 가을을 남자의 계절로 부른다.

이때는 단풍이 절정에 이르며 국화도 활짝 피는 늦가을의 계절이다. 중구일과 같이 국화주를 마시며 가을 나들이를 하는 이유도 이런 계절적 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상강(霜降)의 먹을거리

상강이 되면 오곡백과(五穀百果)가 익어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하는 기쁨과 감사의 계절이기도 하다. 추석에 먹었던 음식들이 상강의 음식이며, 중구(重九) 절기에 찾았던 시절음식도 포함된다. 대표격인 국화전(菊花煎)은 여러 색의 국화꽃을 얹은 쌀이나 밀가루 반죽을 지져 먹는 것이다. 그 밖에 국화주(菊花酒), 화채, 추어탕 등이 있다.

상강의 별자리

상강에는 저녁 9시 동북쪽에 오거성이 떠오르는데, 11시가 되면 필수(畢宿)를 동반하며 새벽 4시가 되면 중앙에 위치한다. 필수는 비를 내리는 신으로 서양에서는 히아데스의 눈물이라 불렀고 동양에서는 우사(雨師)라 하였다.

오거성(五車星)은 필수의 중심별로 하늘나라의 다섯 임금이 타는 수레를 말하는데, 마차부자리의 오각형에 해당한다. 따라서 천고(天庫)와 천창(天倉), 천옥(天獄) 등으로 이루어졌다. 한편 필수는 황소자리의 알데바란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별들로 곡식의 풍흉(豊凶)을 점치는 별이다.

이밖에도 오리온자리, 토끼자리, 비둘기자리, 작은개자리, 외뿔소자리, 큰개자리, 고물자리 등이 있다. 필수의 동쪽으로 쌍둥이자리를 포함한 정수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