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천만송이국화축제를 앞두고 익산시가 사유지에 경계벽을 세운 뒤, '설치물을 파손 시에는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현수막을 걸어놔 땅주인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익산시는 청소년수련관으로 들어가는 입구 옆 교회 앞에 있는 사유지에 들어갈 수 없도록 경계벽을 세운 것이다. 문제는 땅주인의 의견을 무시하고 무조건 설치한 것이다.

이곳은 실질적인 땅 소유자는 총 3명. 지난 21일경으로 기억하고 있는 땅주인인 백모씨는 익산시 관계자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잡상인을 막기 위해 경계벽을 세우겠다"는 것. 하지만 백모씨는 "세우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러더니 익산시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확인한 후 처리하겠다"고 하자, 백모씨는 "법적으로 확인한다고 하니 마음대로 해보라"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익산시는 다음 날 22일경에 땅주인의 허락도 없이 무단으로 경계벽을 세워 놓은 것이다. 또 다른 땅주인인이 이모씨의 남편 김모씨가 이를 발견하고 23일경에 통화를 했다.

김모씨는 담당공무원에게 "왜 마음대로 경계벽을 세웠냐"고 따져 묻자, "백모씨가 설치하는 것을 허락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러자 김모씨는 다시 "땅주인이 3명인데 왜 우리한테는 물어보질 안했느냐"고 했고, "대표자가 있으니 그 사람 허락만 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모씨는 다시 "백모씨가 허락하면 다 되는 것이냐"며 또한 "백모씨가 땅의 대표자인가?"라고 묻자, 공무원은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지속적으로 이에 대해 김모씨가 추궁하자, 담당공무원은 "(백모씨 설치하는 것을) 거부했고 그래서 저희가 알아서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김모씨는 "거부를 했는데 왜 설치했느냐"고 재차 물었고, 공무원은 "민원이 많이 발생해서"라고 말하자, 다시 김모씨는 "단속을 하려면 장사(잡상인)하는 사람을 단속해야지, 왜 내 땅을 단속하느냐"고 또 따졌다. 그러자 공무원은 "엄밀하게 말하면 선생님은 땅주인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한 뒤, 이모씨와 통화하겠다"고 대답했다.

또한 또 다른 땅주인인이 한 할머니 조차도 설치를 지속적으로 반대했으나 본 기자가 취재에 나서자, 오늘(25일) 할머니가 동의해줬다고 연락이 왔다.

백모씨는 본 기자와의 통화에서 "절대로 허가하지 않았고 지금도 반대"라면서도 "힘없는 저희가 무슨 수로 막겠느냐. 시에서 일방적으로 하다보니 계속 싸운다는게 힘들고 지쳐서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즉, 익산시는 국화축제를 위해 잡상인을 막기 위해 조치한 것으로 보인다. 이곳 입구에서 축제가 열리는 날이면 각설이 공연을 펼치기도 했었다. 시 관계자는 "각설이 공연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생겨 더 이상 하지 못하도록 경계벽을 막은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변명은 궁색하기 그지 없다. 민원 때문에 하지 못하도록 했다면서 도로 건너편에서는 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도로 건너편에서 하면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인지...

또한 익산시는 재산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수련관 입구 양 옆으로 사유지가 있다. 이곳에서는 축제 때가 되면 장사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곳을 막은 것이다. 땅주인의 허락도 없이 말이다.

민원이 발생해 막은 것이라면 도로 건너편에 설치되고 있는 잡상인들의 모든 것도 설치를 못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 맞다. 민원 때문이라면서 그곳은 허락한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딱 사유지가 있는 그 두 곳만 못하도록 막은 것인데 축제기간에 이 곳 땅을 임대를 내주던 말던 그건 어디까지나 땅주인이 마음대로 하면 되는 곳인데 익산시가 일방적으로 못하도록 막은 것은 재산권 침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익산시가 땅주인들에게 협조요청을 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이번 축제 때부터는 임대를 주게 돼 장사를 하도록 한다면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고지하면 될 것을 일방적으로 경계벽을 세운 것은 말이 안된다.

즉, 익산시가 협조를 당부하고 장사를 하도록 임대를 내주면 추징금 등의 행정처분을 하면 그만인데 땅주인이 극구 거부해도 마음대로 설치한 것은 익산시의 직권남용일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이 곳만 행정처분을 내리면 도로 건너편에서 장사했던 분들도 사실상 도로 불법 점유를 통한 장사를 했기에 행정처분을 내려야 하는 익산시로써는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공무원 한 관계자는 "이곳은 노점상이나 잡상인 금지 시키는 곳이지만 축제 기간에는 한시적으로 허락하고 있다"고 말했기에 행정처분도 안된다.

한 공무원이 본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축제 때에는 잡상인도 있어야 축제 분위기도 나고 익산시민들이 장사를 하게 될 텐데 이왕 돈을 벌 수 있도록 하면 좋지 않은가"고 말했다.

또한 현장에서 취재하던 중 한 공무원은 "윗선에서 미관상 좋지 않다고 해서..."라고 무심코 말을 해 다시 물었더니 "우리는 말단 직원이라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며 회피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사유지인 2곳만 장사를 못하도록 막은 것일까? 축제 분위기를 띄우기도 좋다고 했다면 오히려 개방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익산시민이 조금이라도 돈을 벌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면 놀고 있는 사유지를 장사하는 분들에게 임대를 내준다면 그것도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닌가?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이 더욱 의아심만 자아내고 있다.

이유가 어찌됐든, 사유지에 일방적으로 경계벽을 세우고 출입을 못하도록 막은 것은 땅주인에 대한 재산권 침해는 물론 시 행정이 시민들 위에 군림하는 모습을 보여준 단적인 예라 하겠다.

본 기자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담당공무원과 통화를 하던 중 짜증을 내며 "지금 바쁘니 마음대로 하라"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사진설명 : 위에서부터 첫 번째 - 형사처벌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두 번째 - 사유지에 빙 둘러 경계벽을 설치해 놨다. 세 번째 - 건너편 도로에는 장사할 수 있도록 천막이 쳐져 있다. 하지만 시민들의 통행권은 전혀 보호받지 못한다. 이에 시 관계자는 공원쪽에 있는 인도는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 네 번째 - 공원주변 노점상과 잡상인 금지구역이라고 현수막이 내 걸려 있다. 하지만 익산시 관계자는 축제 때에는 한시적으로 막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 왜 사유지는 안된다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