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오늘(8일)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에게 위로와 함께 박수를 보내고자 합니다.

사실 본 기자가 수험생들에게 조언을 하고자 이 글을 쓰고 있지만 과연 그러한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보니 부끄럽지만 꼭 한 가지만은 말해주고 싶어 그저 인생 선배로 용기를 내 몇 자 적어봅니다.

여러분은 이제 성인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그러니깐 10대를 벗어나 진정한 전쟁터로 나서기 직전에 있는 상태입니다.

이 땅에 태어나 19년(만 18년 또는 17년) 동안 부모님 품에서 자라 초등학교를 거쳐 질풍노도같은 중ㆍ고등학생을 지나 이제 내년이면 부모님으로부터 떠날 준비를 하는 나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러한 인생 중에서 수능이라는 이 관문이 여러분 인생에서 어느 정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인생의 전부일까요? 아닙니다. 전체 인생 중 거쳐가는 과정일 뿐,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닙니다.

그런데 왜 제가 이 말을 하고 있을까요? 또 자살 소식이 들릴 것이라는 우려때문입니다. 오늘도 벌써 수험생이 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려 안타깝기만 합니다.

수능은 하나의 과정일 뿐인데 마치 자신의 인생을 모두 수능에 다 걸고 있는 듯 단지 점수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자살한다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은 또 없습니다.

좋은 대학 나와야만 성공한다는 생각, 꼭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수험생 여러분에게 올가미로 엮어 놓은 이 사회가 잘못이지요.

본 기자는 고졸입니다. 대학을 갈 수 있는 점수도 그렇다고 집안이 그리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상고(구 전주상고, 현 전주제일고)를 졸업했으니깐요. 고졸인 저도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대학을 못갔다고 아니 수능을 못봤다고 생을 마감하려고 합니까? 여러분은 그래도 저보다 낫잖아요.

전 아직도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고졸이기에 실패한 인생일까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대학을 나왔다면 좀 더 탄탄대로를 걸어겠지만 그래도 후회하거나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본 기자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고등학교에 합격하고도 입학금이 없어 포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내용을 듣게 된 교회 장로님께서 입학금을 줘 은행 마감시간 불과 2시간 여를 남겨두고 납부할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해 열심히 공부했고 자격증도 취득하면서 3년을 지내고 제 첫 직장이 학원강사였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덧 20여 년이 흘러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어려운 일도 많이 겪었습니다. 죽고 싶은 마음이 한 두 번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삶 속에서 수많은 난관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왜 나는 하는 일마다 안되는 것일까? 이 땅에 태어나게 한 부모님을 원망도 해봤습니다. 세월이 흘러 생각해보면 별것도 아니였습니다.

수험생 여러분.

여러분은 아직 사회에 나서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수능에서 단지 점수가 높게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삶을 포기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접어 두세요.

이 땅에 보내 준 부모님을 생각해 보세요. 어려분의 부모님은 수능이라는 이 단계보다 더 훨씬 힘들고 어려운 고통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을 지금껏 키워 온 것입니다.

이러한 부모님의 가슴에 못을 박고 더욱 더 크나 큰 고통에 살도록 하겠습니까? 다시 강조하지만 수능이라는 이 관문은 여러분의 크나 큰 삶 속에 있는 것 중에 티끌만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수능이 여러분의 삶을 포기할 정도로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예전에 교회에서 주일학생(중고등부)들에게 가르쳤던 내용 하나만 적고 끝을 맺겠습니다.

개개인의 삶은 마치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것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의 끝은 무엇인가? 이 세상에 주인공이 없는 그 어떤 영화나 드라마는 없습니다 . 그건 주인공이 죽거나 혹은 해피엔딩으로 끝나야 막이 내립니다. 대부분 해피엔딩이 많지요?

즉, 여러분은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어떠합니까? 죽을 고비도 넘깁니다. 때론 모함도 당합니다. 시련도 겪습니다. 폭풍같은 인생의 파노라마가 펼쳐집니다. 그리고는 결국 주인공이 승리하면서 막은 내립니다.

바로 수험생 여러분들이 주인공인 것입니다. 주인공의 끝을 허무하게 끝내겠습니까? 아니면 그 어떤 시련이 와도, 그 어떤 죽을 고비가 와도 끝까지 싸워 나가 끝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주인공으로 남고 싶습니까?

다시는 수험생들이 수능 비관으로 자살하는 일이 없길 빌 뿐입니다. 또한 그러한 생각을 가진 수험생이 있다면 간곡하게 부탁하지만 힘든 인생 그래도 살아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아래(사이트 주소 클릭)는 본 기자가 [오마이뉴스]를 통해 쓴 글, '상고 졸업 주제에 기자라고?'라는 기사내용입니다. 이 기사로 인해 방송 출연도 했지만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427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