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능시험일에는 어김없이 추위가 밀려온다. 계절적으로 보면 이때가 입동 후이며 아직 소설이 오기 직전단계라서 피부로 느끼는 추위는 더욱 차갑기만 하다.

▲ 익산시민뉴스 논설위원(수필가, 칼럼니스트)

이때 느끼는 추위를 보고 오죽하면 소설 추위는 빌려서라도 한다는 말이 있었을까. 그런 중에도 유난히 따뜻한 소설이 있으니 이를 소춘(小春)이라 부르기도 한다.

소설은 24절기의 스무 번째로 입동(立冬)과 대설(大雪) 사이에 들며, 음력으로는 10월에 해당하고 양력으로는 11월 22일이나 23일에 속한다. 2011년의 경우 11월 23일에 들었다. 태양이 황경 240˚에 오는 때로, 겨울이 왔다는 첫 징후로써 적은 양이더라도 눈이 내린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농도(農道)인 전라북도 전주에서 소설로 기준한 11월 22일의 기후를 보면, 1971년부터 2000년까지의 평균기온의 평균은 6.2℃에 달했고, 최고기온의 평균은 11.7℃로 나타나 입동보다 무려 5℃이상 낮았으며, 최저기온의 평균은 1.8℃로 역시 5℃가 낮았다. 강수량은 2.0mm로 약간 많은 양을 보였으며, 평균습도는 71.6%로 더 낮아져서 전형적인 겨울날씨를 보였다. 바람도 평균속도 1.0m/s에 그쳤다.

옛날 사람들은 소설로부터 대설 입기일까지의 15일을 5일씩 삼후(三候)로 구분하여, 처음 초후(初候)에는 무지개가 걷혀서 나타나지 않고, 다음 중후(中候)에는 천기(天氣)가 올라가고 지기(地氣)가 내려오며, 마지막 말후(末候)에는 하늘이 폐색(閉塞)되어 겨울이 된다고 하였다.

소설은 시기적으로 겨울 맞을 채비를 하는 때이다. 물론 입동이 있지만 그래도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것은 이때다. 따라서 김장을 비롯하여 겨울 먹을거리의 저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해에서는 음력 10월 20일경에 불어오는 강하고 매서운 바람을 손돌바람이라고 한다. 이는 강화지역의 거센 풍랑으로 손돌을 억울하게 죽인 바람이라고도 하며, 이때 죽은 손돌의 영향이라는 설도 있다. 그래서 강화지역에서는 이날에 바다로 나가지 않는 풍속이 생겼다.

소설의 먹을거리

입동(立冬)부터 시작된 겨우살이 준비가 소설(小雪)까지 이어지지만, 소설에 담은 김장김치가 가장 맛있다는 것이 정평(正評)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김치냉장고가 성성행하는 때에는 이것도 옛말이 되고 말았다.

이때 같이 등장하는 것이 살짝 삶은 콩을 반만 빻아 메주를 만드는 일이다. 둘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발효식품으로 세계인으로부터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김장김치 외에도 무시래기, 짠지, 동치미, 각종 야채를 말린 것, 그리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장아찌가 있다. 조용한 시골 처마 밑에는 하얀 눈발에 비하여 발갛게 물들은 곶감도 제 맛을 찾아가는 중이다.

그런가하면 사람이 겨울에 먹을 양식을 비축하듯이, 농가의 큰 일꾼인 소에게 먹일 볏짚을 쌓아두는 일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일에 속한다.

소설의 별자리

남동쪽에 푸른 늑대를 닮았다는 천랑성이 떠오른다. 그러다가 새벽 3시가 되면 이에 버금가는 노인성이 남쪽 하늘 중앙에 위치한다.

천랑성 즉 시리우스는 푸른 눈의 늑대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늑대가 노리는 것은 시장(市場)의 들닭 즉 야계성(野鷄星)이다. 이런 늑대에 화살을 겨누는 모양을 한 호시별자리 등이 모두 큰개자리에 속한다.

이 밖에도 자성(子星), 손성(孫星) 등이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장인성 즉 노인성(老人星)은 수평선에 가깝게 떠 있다가 지므로 발견하기가 어려운데, 이 별을 오래 보면 장수한다고 하여 수성(壽星)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