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숙원사업비 일명 시의원 재량사업비(이 명칭은 공식적으로 사용 안함)를 A시의원 개인 밭과 이어지는 농로를 확ㆍ포장해 말썽을 빚고 있다.

▲ 익산시의회 A의원이 자신의 밭으로 들어가는 인도를 ‘주민숙원사업’이라며 익산시에 요청해 확포장 공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 : 익산신문)

2010년까지 시의원들의 재량사업비를 1인당 5000만 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가 2011년부터는 재량사업비를 없애고 시설비 명목으로 1인당 2억 원씩 책정했었다. 즉, 시의원 쌈짓돈으로 이용된다는 지적과 사전 선거운동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로당이나 기타 시설에 TV나 냉장고 등을 구입해 주지 못하도록 한 것이었다.

다만, 시의원이 지역구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도로나 기타 시설을 시의원 재량에 맡겨 공사할 수 있도록 1년 동안 2억 원 한도 내에서 쓸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올해부터는 전라북도의회가 재량사업비를 폐지해 익산시의원도 폐지했었다. 하지만 올해 7월부터 다시 부활시켜 1인당 1억 원씩 배정했다. 반 년 만에 시의원의 쌈짓돈이 다시 부활한 것이다.

그리고 A시의원은 자신의 밭 앞으로 지나는 도로가 좁다는 이유로 확장 포장해 결국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이 사업 역시 A시의원이 익산시에 요청해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주민숙원사업비가 시의원숙원사업비로 바뀌고 말았다.

A시의원은 본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내 생각이 짧았다. 이곳보다는 다른 곳부터 공사할 수 있도록 요청했어야 했는데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 중 한 명이 언론사에 제보한 것 같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제보한 주민을 탓했다.

이유가 어찌됐든 간에 A시의원이 자신의 주민숙원사업비로 익산시에 요청했고 포장공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는 분명 잘못한 부분이다.

그런데 A의원은 익산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포장공사를 마치고 공무원이 알려줘 그때서야 포장공사가 이뤄진 줄 알았다"고 말해 공무원에게 책임을 떠 넘기는 듯 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A의원은 본 기자에게는 자신이 부탁해 이뤄졌다고 말을 해 스스로 거짓임을 밝혔다.

본 기자가 "이춘석 의원이 특별교부세로 확보한 '은천하천정비공사'를 추진하고 남은 예산으로 A의원의 농로를 포장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으나 A의원은 "그건 아니다"고 부인하면서 "주민숙원사업비로 했다"고 주장했다.

A의원이 사는 곳은 익산시 용안면 난포리 신은마을. 하지만 2년 전에 그 반대편에 있는 석동마을 확ㆍ포장 공사를 하다가 예산 부족으로 중단된 상태로 길이 끊겨 있는 상태다.

다시 본 기자는 A의원에게 "차라리 공사가 중단된 상태로 끊겨 있는 석동마을 길을 연결하는 확ㆍ포장 도로를 요구했으면 좋았을 것이 아니냐"고 묻자, "그 생각을 못했다. 그랬으면 이러한 오해도 받지 않았을텐데"라며 "내년에 예산을 확보해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주민숙원사업비가 시의원숙원사업비로 변질되고 있는 상황. 더구나 익산시의 부채가 날로 늘어나는 시점에서 주민숙원사업비는 누굴 위한 것인지 아니 물을 수 없다.

사실 이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익산시의원 주민숙원사업비를 시설비로만 사용하기로 하고 시의원 1인당 2억 원씩 책정한 지난 해에 익산시가 스스로 원칙을 깨는 일이 있었다.

당시 익산시 여성청소년과에서는 익산시 한 단체에게 시설비와 무관한 에어컨을 비롯 디지털카메라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모 시의원의 재량사업비 500만 원을 지원한 것이다.

또한 아파트나 연립주택 외벽 페인트칠, 아파트나 연립주택 내 도로 공사 등도 주민숙원사업비 즉, 시설비에 합당한 지에 대한 논란도 있을 정도다. 즉, 아파트나 연립주택 내는 어찌보면 개인 생활공간이기에 이러한 공사는 각 아파트나 연립주택 자치회에서 해결해야 문제를 시비가 사용됐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전 선거운동이라는 비판이 늘 따라 붙기도 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한 시의원은 "주민숙원사업비가 없으면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익산시가 말을 잘듣는(?) 시의원 지역구의 숙원사업을 해결해 주면서 그 반대의 시의원 지역구는 차일피일 미루며 제대로 안해주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주민숙원사업비는 진정 주민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사업비가 아닌 정치적으로 사용되고 있지 않은 지 의심드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