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들의 TV토론회가 너무 재미없고 정책이 너무 두리뭉실하다' '토론회가 너무 적어 요식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 'TV토론회를 왜 하는 지 모르겠다' 등 네티즌들의 지적부터 익산시민들의 반응이다.

올해 대선의 공식 토론회는 고작 3차례로 지난 4일(화)과 10일(월)에 가진 가운데 마지막으로 오는 16일(일) 단 한 차례만 남았다. 토론회 시간은 각 2시간 씩 총 6시간으로 대한민국을 5년간 이끌어갈 대선 주자들의 정책을 알기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시간이다.

▲ 지난 10일(월) 대통령 후보자들의 토론회 장면(YTN방송 캡쳐 화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총람을 통해 확인한 결과, 언론기간 초청 대담ㆍ토론회 개최에 1997년 15대 대선 총 34회(선거기간 전 30회, 선거기간 중 4회), 2002년 16대 대선 총 83회(선거기간 전 62회, 선거기간 중 21회), 2007년 17대 대선 총 44회(선거기간 전 26회, 선거기간 중 18회)로 대선방송토론위원회ㆍ중앙선관위 주최 토론회를 제외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대선 토론회는 적어도 너무 적다.

이렇게 적은 토론회로 인해 각 대선 후보들의 생각과 평소 가지고 있던 철학, 가치관 등을 따져 볼 시간도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에 의한 질문과 답변으로 하품나오게 하는 토론회에 그쳤다는 평가가 많다.

물론 정책을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으로 한정하다보니 질문 요지에 벗어나는 답변을 하면 사회자가 제지하는 등 정책 토론회로 만들려고 하는 의지는 있었으나 사실 정책에 대해서도 너무나 추상적이고 두리뭉실했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상호간 질문과 답변하는 시간에는 제한된 시간이 너무 적어 제대로 듣지도 못하거나 재반론마저 없다보니 토론회인지 아니면 법으로 정해진 토론회이기에 시간만 때우기식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어떤 후보자는 곤란한 질문에 대해서는 말을 느릿 느릿하게 하며 시간만 허비하는 듯한 답변과 질문의 요지를 이해하지 못해 동문서답식 답변도 있어 대통령 후보로 나선 것 자체가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준비한 답변 내용에 나와있지 않은 질문(?)에는 어찌할 바를 모르며 당황해 하는 모습도 보이는 등 마치 교과서에 나오지 않은 시험문제를 보고 당황하는 것과 같은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각 후보자들은 지역을 돌며 한 표 한 표를 호소하면서도 상대 후보자들을 비방하고 이미지 행보에는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연예인 대표를 선출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이미지 선거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 사회는 변했다. 예전에는 미디어가 별로 발달하지 않았고 TV 보급률이 매우 적어 지역을 돌며 유세하는 것이 최고의 선거운동이었다면 이제는 미디어를 통한 선거운동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점과 선거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TV토론회를 법적으로 더욱 늘릴 필요가 있고 방식도 좀 더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도 있다.

즉, 상호 재반론도 가능하도록 하고 시간도 최소한 3시간 이상으로 늘려 대통령 후보들의 정책과 함께 평소의 생각도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 원고없이 말이다. 그리고 후보자들의 약점을 파고 드는 질문에 이를 어떠한 방식으로 풀어가는 지도 살펴 볼 수 있도록 말이다.

지난 11월에 있었던 미국 대선 후보들의 토론회에서 보 듯, 그 어떠한 원고도 없이 평소 생각을 막힘없이 말하는 것을 보며 이게 진정한 준비된 대통령 후보의 자세가 아닌지 부럽기도 했다.

이제 오는 16일(일) 오후 8시부터 마지막 TV토론회가 남았다. 국민들은 마지막 토론회에 눈과 귀를 열고 쳐다볼 것이다. 어떤 후보자가 준비된 대통령 후보인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토론회로 지루하지 않도록 만들어 주길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