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거지계(覆車之戒)할 것인가, 초부득삼(初不得三)할 것인가
-기금운용본부 전북이전에 사활을 걸어라

[5분 발언]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최진호 의장님과 선배ㆍ동료의원 여러분! 김완주 지사와 김승환 교육감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여러분! 익산시 제1선거구 출신 민주통합당 소속 배승철 의원입니다.

지난 월요일,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 일성 중 하나로 국민대통합을 강조했습니다. 국민대통합의 국정기조가 세대간, 지역간 갈등에 종지부를 찍고 화합의 새시대를 열어주길 바라는 마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합니다. 아울러 이번 정권은 MB정권의 전횡과 실정을 반면교사 삼아 새로운 비전과 전망으로 국민 행복시대에 부응하는 정권으로 나아가길 바라면서, 발언을 시작하겠습니다.

불문가지(不問可知):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

주지하다시피 기금운용본부 이전은 LH경남이전 결정과정에서 당초 경남 몫이었던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전지역을 전북으로 전환ㆍ결정하면서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의 핵심조직인 기금운용본부를 뺀다면 지역 형평성 고려라는 취지에서 대체․결정된 국민연금관리공단 전북이전은 취지에도 위배될 뿐만 아니라 조삼모사로 전북도민을 우롱하는 처사와 진배없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정부는 전북의 주장에 반하는 토공/주공 통합 및 LH 경남이전 배경에 대해 해명하면서 경영 효율성을 언급했습니다.

이것이 정말 합당한 이유였다면 기금운용본부 전북이전 문제 역시 재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세종시에는 기금운용의 의사결정과 관련된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가 이전해 가고, 전북에는 국민연금공단 본사와 국민연금연구원이 들어오는데 핵심조직인 기금운용본부를 수도권에 잔류시킨다면 국민연금공단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주요기관들이 여기저기 분산되고 맙니다.

따라서 긴밀한 연계를 통해 업무수행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기금운용본부 운영비 절감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방안 즉, 공단본부와 기금운용본부의 일괄이전 필요성은 불문가지라 하겠습니다.

밀운불우(密雲不雨): 구름이 가득 찼으나 정작 비는 오지 않는다

기금운용본부 전북이전은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및 당선인 시절 국가균형발전을 강조하면서 기금운용본부의 전북이전 필요성을 역설하였고, 여야 정치권은 물론 인수위에서도 그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 바 있습니다.

또한, 새누리당 측에서 공단의 주된 사무소와 기금운용본부 소재지를 전북으로 규정하는 국민연금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LH나 프로야구10구단 유치 때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호기를 맞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구름이 가득 찼는데도 정작 비는 내리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기금운용본부 전북이전 문제가 항간의 우려대로 수도권 잔류나 타지역 이전, 타부처 통합으로 귀결되도록 손을 놓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다시 수면 위로 끄집어내어 전라북도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때입니다.

복거지계(覆車之戒): 뒤집힌 앞 수레를 보고 미리 경계하다

복거지계! 앞에 가던 수레가 뒤집히는 걸 보고 뒤에 가던 수레가 조심한다는 말입니다. 일을 도모함에 있어 앞선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신중해야 하는 태도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앞 수레의 전철을 뒤따라가던 수레가 그대로 반복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때로는 기왕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해야 할 때가 있기도 합니다.

기금운용본부 일괄이전을 추진해야 하는 지금이 바로, 지나친 복거지계를 지양하고 과감히 도전할 때입니다. 지사께서는 혹 지난번의 연패로 복거지계라는 초가삼간에서 군불만 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철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초부득삼(初不得三), 재차일거(在此一擧): 도전을 멈추지 않고 결연히 나서다

지사께서는 실패를 거듭해도 세 번째는 성공한다는 초부득삼의 가르침을 되새겨 주시기 바랍니다. 연이은 실패가 전북의 내일을 결정짓지는 않습니다. 10구단 유치실패 이후 1%의 가능성이라도 보인다면 도전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했던 것처럼 기금운용본부 전북이전에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껴안고 죽을지언정 LH를 내놓을 수 없다며 배수진을 쳤던 것처럼, 담판을 짓겠다는 재차일거의 자세로 기금운용본부 전북이전에 전면으로 나서야만 합니다.

기금운용 규모가 380조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LH 잔여부지 활용, 연기금 투자수혜를 입은 기업 및 금융업체 등의 전북이전, 투자자문사 전북지점 설치로 인한 세계금융의 허브 부상 등, 막대한 기대효과가 예상됩니다.

지사께서도 이 점을 잘 알고 계실 터, 민선 5기는 기금운용본부 전북이전 결정으로 완성된다는 일념 하에 좋은 기회는 놓치지 않는다는 물실호기(勿失好機)의 결의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