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익산시청 일자리창출과 A씨는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지자 1억5천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물론 A씨가 양심에 가책을 느껴 스스로 자수했다는 점에서 박수 받을 만하다.

또한 3천5백여만 원을 다시 입금하는 등 스스로 죄를 인정하고 노력했다는 점도 높이 살만하다. 그렇지 못한 공무원이나 일반인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2009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여수시청 회계과에서 근무하면서 관련 공문서를 위조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금 80억7천7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1년의 징역형을 받은 공무원, 동해시 기능7급 A(여·53)씨가 지난 2001년부터 2009년까지 10년간 회계과에 근무하면서 수억원을 횡령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A씨의 행동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하지만 방법이 틀렸다.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 공금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횡령을 한 것인데 이건 말도 안되는 행동이다.

여수시청 공무원은 11년의 징역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하자, 여수시 공무원들은 "오히려 반성하고 자숙해야 함에도 항소한 것에 대해 분노한다"며 엄벌을 요구하는 서한을 법원에 제출했다.

그렇데 익산시 건축직 40여 명의 공무원들은 모금운동을 펼쳤다는 것은 익산시민으로써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 명분은 안타까운 사정 때문에 자발적 모금이라는 것.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것을 몸소 실천해 주는 행동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아야 하지만 어디 A씨와 같은 사람이 한 둘 이랴.

모든 공무원들의 남편 또는 가족 등이 사업하다가 어려워지고 생활고에 시달려 공금을 횡령하거나 돈을 훔치면 '사정이 딱해서'라는 이유로 모금운동을 펼칠 것인가?

같은 동료직원으로써 그럴 수 있겠다고 이해하려고 해도 먼저 선행돼야 하는 것은 횡령한 사실에 대해서는 엄벌을 요구하고 차후에 도와줘도 된다. 그런데 지금은 수사 중으로 아직 검찰에 기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처를 호소하고자 하는 행동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생활고에 시달려 어쩔 수 없이 아이의 분유를 훔친 주부를 위해 모금운동을 펼쳤다면 오히려 칭찬 받을만 하지만 이건 스스로 논란만 키우고 익산시 공무원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A씨가 횡령한 돈은 익산시민들의 피와 땀이 서려 있는 고귀한 세금이기에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