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 시간에 어린 학생들이 시장에 왔네. 어디 학교 학생들이니?”

평일 오전, 재래시장에 나타난 어린 학생들을 보고 상인들과 장을 보기 위해 오신 아주머니들은 마냥 신기한 눈길을 보낸다.

“춘포초등학교요. 수학이랑 사회 공부하러 왔어요”

공부하러 시장에 왔다는 학생들은 자신들이 장 볼 품목을 찾아 가격을 묻고 셈을 하느라 바쁘다. 지난 1일(월) 오전 춘포초등학교 3~4학년 학생들은 익산시청과 시의회, 북부시장, 이마트에서 현장체험학습을 실시했다.

여느 학교에서는 보기 드문 평일 오전 풍경, 춘포초등학교(교장 조용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조용진 교장으로부터 이 특별한 사연을 들어봤다.

“현장체험학습의 본 취지를 살려보자는 것으로 과거 소풍이 현장체험학습으로 말이 바뀐 지 수년이 흘렀고 처음 취지는 현장교육활동으로 학생들이 교과에서 배우거나 배울 내용을 직접 현장에 가서 공부해보자는 것이었다"며 현장교육에 대한 취지를 설명했다.

"물론 지금도 학생들은 박물관이나 체험관을 방문하고 있다. 하지만 보통은 학기 1회의 형식적인 행사에 그치고 있고 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체험학습을 가게 되면 혼잡해서 개별적인 교육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든 점도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래서 "학급단위의 현장체험학습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마침 학교버스를 이용한다면 학교 인근의 유용한 현장을 학교 교육활동에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말로 실질적인 현장교육임을 밝혔다.

이에 춘포초등학교는 올해부터 교과 현장체험학습을 활성화하고 있다. 학년(군) 단위로 각 학년의 교과에서 직접 현장에서 이루어 질 수 있는 수업을 골라 현장에서 살아있는 공부를 해보자는 것이다.

4학년(담임 김수현) 학생들은 우리 고장 답사 계획을 세우고 익산 시청과 시의회를 방문해 시청과 시의회가 하는 일을 현장의 관계자들을 통해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며 배운다. 3학년(담임 임성준) 학생들은 부모님과 장보기 품목을 적어 와 장을 보고 가계부를 작성하며 덧셈과 뺄셈을 익히고 더불어 경제 공부(현명한 소비생활)도 한다.

김수현 교사는 “학생들이 시청과 시의회에서 관계자들로부터 직접 설명을 들으며 본회의장에서 의사봉도 두드려 보고 너무 재미있어 한다"며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 직접 장보기도 하면도 차이점도 알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경제공부도 하게 돼 학생들이 현장체험학습의 기회를 많이 얻게 돼 학부모들의 호응도 좋다”고 말했다.

한편 춘포초등학교는 학년(군) 단위의 현장체험학습 계획이 월별로 세워져 있다. 사회, 과학, 체육 등 교과 수업을 전주 수목원, 고산 자연 휴양림, 금마 조각공원, 전주 동물원 등 우리 고장의 다양한 현장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학교 스쿨버스를 이용한 고장 인근에서 이루어지는 현장체험학습이기 때문에 경비에 대한 부담도 없고 우리 고장을 더욱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조용진 교장은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는 기존의 학교 행사들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본래 취지에 맞춰 학교를 창의 경영하기 위해 교사들과 함께 열정과 노력을 다해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