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의 의미

24절기의 다섯 번째 절기로 춘분(春分)과 곡우(穀雨) 사이에 오며, 음력으로는 3월에 해당하고 양력으로는 4월 5일이나 6일경이 된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15˚에 있을 때다.

▲ 익산시민뉴스 논설위원(수필가, 칼럼니스트)

동지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을 한식(寒食)이라 하는데, 종묘와 능원에 제향을 지내는 날로써 절기와 관계없이 성묘를 하는 하나의 명절로 여겨왔다. 반면에 청명은 1년 24절기의 하나로, 동지에서부터 한 절기씩 나누어 가다보면 한식과 서로 겹치는 경우도 있지만 엄연히 다른 날이다.

옛사람들은 청명 15일 동안을 5일씩 3후로 나누어 초후(初候)에는 오동나무의 꽃이 피기 시작하고, 중후(中候)에는 들쥐 대신 종달새가 나타나며, 말후(末候)에는 무지개가 처음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그런가 하면 청명은 대부분 식목일과 겹치는 데 이것은 날이 풀리고 화창하여 일 년 중 나무심기에 가장 적당한 시기로 전해온 것이며, 한식(寒食)과 함께 세 가지의 뜻을 가진 날이 겹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그게 그거라는 말도 생겨났다.

청명의 환경

농도(農道) 전라북도의 전주에서 청명으로 기준한 4월 5일의 기후를 보면, 1971년부터 2000년까지의 평균기온의 평균은 10.7℃였으며, 최고기온의 평균은 17.9℃로 따뜻한 날씨를 보였고, 최저기온의 평균은 4.4℃였다.

또 강수량은 4.6mm로 제법 많은 비가 내렸으며, 평균습도가 65%를 보이고 있다. 바람의 평균속도는 1.6m/s였다. 이정도 되면 산에서 일하는 때에 찬밥을 먹으며 주의하라고 하였지만, 이런 말들을 듣지 않는 관계로 다음에 찾아오는 곡우보다도 더 많은 비가 내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청명(淸明)은 봄이다. 그래서 봄에 피어나는 싹이나 꽃들이 한창인 것을 알 수 있다. 목련은 벌써 꽃을 떼어 낸지 오래고, 개나리도 벌써 오래 전에 피었다. 앵두나무의 하얀 꽃과 조팝나무의 작은 꽃들은 일시에 피어나서 우리를 기쁘게 한다.

외래 민들레와 토종 민들레도 순서를 정하지 않고 피어나며, 제비꽃과 꽃다지꽃, 양지꽃, 할미꽃, 그런가 하면 이른 봄에 먹었던 달래는 지천(地天)으로 하얀 꽃을 피워내니 작은 메밀꽃밭을 연상케한다.

또 은방울꽃이나 상사화, 그리고 억새처럼 강한 식물들도 새싹을 내밀어 바야흐로 봄이 왔음을 실감한다. 밭둑이나 들판에 삐삐 또는 삘기라 부르는 띠(牙)풀의 어린 순이 돋아 오르는데, 이것은 마침 좋은 군것질거리가 되어준다.

원래 찬밥을 먹는 날은 한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청명이나 한식 때에는 아직 잡풀이 자라지 않아 마른 바람이 불어오므로 불이나기 쉬운 계절이다. 따라서 나무를 심거나 묘를 손보는 사람들은 찬밥을 먹어 산불을 예방하는 때이기도 하다.

청명의 풍속

청명은 점차 하늘이 맑아진다는 뜻이며 날씨가 화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식이 되면 겨우내 돌보지 못했던 산소를 찾아가서 성묘(省墓)하며 조상의 음덕을 기렸다.

궁에서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킨 후 임금에게 바치면, 문무백관과 360 고을에 나누어주었다. 이런 ‘사화(賜火)’가 늦게 도착하면 그날은 찬밥을 먹을 수밖에 없어 한식(寒食)이 생겨났다고도 한다.

청명에는 청명주(淸明酒)를 마시며, 나무를 심고, 내나무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다. 이때에 나무관련 풍습이 많은 것은 나무심기에 좋은 계절임을 증명한다.

이날은 불을 쓰지 않으므로 찬 음식을 먹고, 술과 포, 과일, 식혜, 떡, 국수, 탕, 적 등으로 제사를 지낸다. 찬 음식은 신화(新火)를 만들어주면서 구화(舊火)의 사용을 금지한 연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