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인 2004년부터 KBS1에서 '불멸의 이순신'을 방송한 바 있다. 그리고 요즘에는 모 케이블방송에서 재방송하고 있어 본 기자가 새벽마다 시청하고 있다.

당시에는 재미로 봤다면 지금은 역사성과 지도자상을 비교하고 각 인물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ㆍ분석하며 보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특히 이순신과 선조를 비교하며 보고 있는데 당시에 못느꼈던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있다.

▲ 불멸의 이순신에서 이순신 역을 맡아 열연했던 김명민.(사진출처 : KBS 홈페이지)

1592년 4월 13일에 일본군 20만 명이 부산포 침략을 시작으로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이순신은 전쟁이 일어날 것을 이미 예상하고 거북선을 건조하고 있을 때, 선조를 비롯 당시 조정들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준비하지 않아 결국 선조는 의주까지 도망쳐야 하는 상황까지 가고 말았다.

이순신은 자신의 부하를 많이 아꼈다. 또한 일개 병졸의 이름까지 기억할 정도로 세심하게 살피기도 했다. 하지만 엄격하게 할 때는 매우 엄격했다. 잘못이 있다면 군율로 확실하게 다스렸다.

드라마상이나 문헌에서도 나오듯 이순신의 진가가 드러나는 장면이 있다. 전쟁 중에 역병이 돌아 많은 병사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진상품을 왕에게 보내지 않고 약으로 바꿔 치료하는 데 쓰려고 했다. 하지만 그를 따르는 장수들은 진상품을 보내지 않으면 안된다며 하나같이 반대했지만 끝내 병사를 살려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또한 그가 믿고 의지했던 광양현감 어영담이 역병으로 병상에 누워있었지만 그를 찾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병이 걸리지 않은 병사가 역병에 걸린 병사를 찾을 경우, 그 병을 옮기기 때문에 금지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즉 군율로 다스리겠다고 명령을 내린 이순신 자신이 그 군율을 스스로 깰 수 없다는 판단하에 절대로 만나려 가지 않았고 일부 장수는 이순신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원망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이순신은 자신이 내린 군율이나 명령을 솔선수범하며 지켜야 병사들도 믿고 따른다는 신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도 어영담을 어찌 만나고 싶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무엇보다 이순신을 영웅으로 보는 이유는 다름 아닌 백성과 나라를 너무나 사랑하는 마음이다. 자신의 명예와 권력보다는 오로지 단 한 명의 백성, 단 한 명의 병사라도 죽음으로 몰고가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전쟁이 일어난 지 5년 째가 되던 해인 1597년에 일본군은 재침략했는데 그게 바로 정유재란이다. 그러나 이순신은 일본군의 계략임을 눈치채고 선조의 명을 어기고 출전하지 않아 역모죄로 모진 고문을 당하고 백의종군하고 있었다. 그리고 선조는 원균에게 부산포를 진격해 일본군을 공격하라고 했으나 실패하고 무참하게 패해 12척의 함대만 남아 말그대로 수군은 전멸상태가 되고 만다.

삼도수군통제사로 다시 임명된 이순신은 오로지 백성의 안위와 병사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여러가지 전략을 구상해 결국 '명량해전'에서의 승리 그리고 마지막 해전이 '노량해전'에서 승리를 이끌고 적의 총탄에 맞아 결국 전사하고 만다.

이순신은 노량해전이 마지막 전쟁임을 직감했을까? 갑옷과 투구를 벗고 싸웠다고 해 '擬自殺說(의자사설)'이 있다. 즉, 적군의 총탄이 날아오고 있는 전장임을 알고 있는 이순신이 갑옷과 투구를 벗고 나섰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에 나온 이야기다.

반면 선조는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도망치기에 바빠 백성들로부터 큰 원성을 사게 됐지만 승승장구하는 이순신을 백성들이 무한 신뢰와 함께 더 따랐다. 이러한 상황이 되자 선조는 전쟁 중에 적군과 싸우는데 사력을 다해도 모자랄판에 자신의 안위와 권위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끼고 이순신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선조의 이러한 모습은 어찌보면 이해할 수 있다. 권력과 권위가 있는 왕의 위치에 있는 그는 오히려 백성들로부터 원망을 사고 이순신은 오히려 칭송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판단 능력이 흐려졌을 것이고 그 주위에 있는 대신들은 선조에게 아부하기에 바빠 결국 이순신을 역모죄로 엮고 말았다.

선조와 이순신. 선조는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워질 것을 염려한 마음이 더 강했다면 이순신은 오로지 백성과 병사들의 안위만을 생각했던 차이가 아닐까?

이순신은 그 어떤 반역이나 역모를 꾀할 생각도 없는데 백성들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경계 대상이 되고, 역모죄로 모함을 당해 모진 고문을 하게 만든 선조는 전쟁으로부터 고통받는 백성의 안위보다 자신의 자리가 더 중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도자는 바로 이것이다. 자신의 안위보다 백성 즉, 시민이나 국민들의 안위를 먼저 걱정해야 한다. 자신의 자리가 위협 당할까봐 자리 보전을 위해 자신보다 더 칭송받는 자를 모함하거나 경계한다면 이건 지도자로써의 자질이 아니다.

또한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귀를 닫고 있다면 이 또한 선조처럼 독단적인 행동이 나오게 되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 도출되고 만다. 그리고 오로지 아부하는 자들의 말만 듣게 돼 자신도 모르게 수렁속으로 빠져 헤어 나오기 힘들다.

내년에 익산시를 책임 질 새로운 지도자(시장 및 시의원)를 선출하는 해로 이순신처럼 자신의 안위와 자리보다는 시민들을 진심으로 섬기며 시민들 입장에 서서 자신에게 매우 엄격한 그런 지도자가 나올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