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별로 나눠졌던 선거법을 통합해 1994년 제정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현 공직선거법)’은 선거에 대한 엄밀한 규정으로 그 이름처럼 선거부정을 방지하고 공정하면서도 깨끗한 선거를 이루는데 한 축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유권자는 물론 후보자도 다 알지 못하는 많은 규정들로 인해 운동선수가 경기의 룰을 모르고 뛰는 것과 같다는 비판도 있어 왔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유권자가 주도하는 선거환경을 만들고 후보자의 자유와 평등을 증진하도록 하는 개정의견을 국민토론회를 거쳐 6월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다음과 같이 밝혔다.

유권자의 선거운동 자유 확대

국민 주권의 실현인 선거에서 유권자가 주인공이 돼야 했지만 실제로는 관객의 위치에 머물러 왔다. 이제는 언제든지 지지하는 후보자를 위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선거운동기간 전에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선거운동은 선거운동기간(대선 22일, 그외 선거 13일)에만 할 수 있었는데 이는 선거 조기과열과 과다한 선거비용 지출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그 기간이 짧아 정치적 의사표현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선거의 공정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선거운동기간과 상관없이 언제든지(선거일 제외) 돈이 들지 않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의견을 마련했다.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말(言)로 하는 선거운동’을 언제나 할 수 있도록 했다.

선거운동기간 전에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동창회 등의 모임에서 특정 입후보 예정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거나,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시장, 지하철역, 고속버스터미널 등에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

다만, ‘선거 당일’에는 투표소 앞에서 만난 친구에게 특정 후보자를 찍어 달라고 말을 하는 행위는 할 수 없다.

‘직접 걸어 통화’하는 방식으로 전화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선거운동기간 전에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친구 등에게 전화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만, ‘자동다이얼링 시스템’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할 수 없다.

선거운동기간 중에도 유권자가 할 수 있는 선거운동 방법이 많아진다.

어깨띠를 착용하거나 소품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기존에는 선거사무원 등만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선거운동기간 중에 선거사무원이 아닌 사람이 후보자가 찾은 시장 등에서 해당 후보자를 지지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행위나 후보자의 공개장소 연설이나 대담 장소에서 태극기, 풍선 등을 흔들면서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시하는 행위를 할 수 있다.

거주하는 집이나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에 선거운동 표시물을 붙이거나 게시할 수 있다.

선거운동기간 중에 자신의 아파트 베란다에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는 현수막을 걸거나, 자신의 승용차에 선거운동 스티커를 부착하고 운행할 수 있습니다.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가 확대됩니다

집회·표현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없어진다.

선거운동 목적이 아닌 모임은 언제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이전에는 ‘바르게살기 운동협의회∙새마을운동협의회∙한국자유총연맹’과 주민자치위원회가 개최하는 모임은 선거운동기간 중 무조건 개최할 수 없었고 반상회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열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모임과 더불어 동창회∙향우회 등 모든 모임을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면 항상 개최할 수 있다.

또한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선거일 전 180일 이후에도 현수막 등 시설물에 정당 명칭, 후보자 이름을 쓸 수 있다.

그리고 국회의원이 자기 이름이 포함된 명절인사 현수막을 거리에 게시하거나, 입후보예정자의 이름을 상호로 하는 가게의 영업홍보를 위한 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다.

인쇄물 등은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배부하는 경우만 금지

공직선거법 제93조는 표현의 목적과 수단에 대한 광범위한 제한으로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돼 왔고 수 차례 헌법소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논란의 원인이 됐던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라는 주관적 요건을 ‘선거운동’ 목적이라는 보다 협소하고 명확한 개념으로 대체해 선거 운동 목적이 아니라면 정치적 의사표현이 담겨 있거나 후보자의 이름∙사진이 있는 인쇄물∙녹음·녹화물(CD, DVD) 등도 배부할 수 있다.

다만, 많은 비용이 들어 후보자간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광고’는 여전히 선거일 전 180일부터 금지된다.

인터넷 실명제가 폐지된다.

작년 8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본인확인제’가 위헌결정을 받은 후 공직선거법에만 규정하고 있는 인터넷 실명제를 폐지해 온라인상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

유권자의 후보자 선택에 필요한 정보가 많아진다.

공약에 대한 정보가 모든 유권자에게 제공되는데 선거공보와 선거공약서가 통합돼 모든 세대에 보내진다.

모든 선거의 후보자는 선거공약이 50% 이상 게재된 홍보물을 만들어야 하고, 선관위는 모든 세대에 이 홍보물을 발송한다.

순위를 매겨 공약을 평가할 수 있다.

언론기관 등이 공약을 비교평가하거나 그 결과를 발표할 때 점수를 부여하거나 순위 또는 등급을 정하는 등 서열화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을 삭제했다.

후보자와 대면할 기회가 많아진다.

후보자·예비후보자는 직접 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자의 초청에 따라 유권자와 얼굴을 맞대고 옥내(屋內)에서 정책토론을 할 수 있다. 다만 선관위에 사전 신고를 해야 한다.

후보자나 예비후보자가 특정 장소(옥내)에서 유권자와 대화하는 방법으로 정책이나 공약을 설명하고 토론하는 행위가 가능하다.

언제나(선거일 제외) 언론(종편 포함)이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단체에서 후보자 등을 초청하여 대담·토론회를 개최할 수 있다.

양자 토론을 통해 후보자를 따져 보세요

대통령선거와 시ㆍ도지사 선거에서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TV토론회 참석대상 후보자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지지율이 높은 후보자 중심으로 압축해 최종 토론회에서는 1,2위 후보자만 토론을 한다. 이를 통해 유권자는 유력 후보자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더 쉽게 투표할 수 있습니다.

사전투표(올해 보궐선거에서 시행한 부재자투표와 같은 개념) 시간이 늘어난다. 오후 4시까지 돼 있는 사전투표 시간이 오후 6시까지 연장된다.

재외국민의 선거참여가 쉬워진다.

외국에 오랜 기간 거주하는 재외선거인은 한 번만 등록신청을 하면 다시 신청하지 않아도 계속 투표할 수 있는 ‘영구명부제’가 도입된다. 즉, 작년 국회의원 선거·대통령 선거에 등록한 분은 다시 등록 신청할 필요없이 계속 투표할 수 있다.

재외선거인은 등록신청이 언제나 가능하고, 신청시 여권사본 등을 첨부할 필요가 없다(투표시 비자 등 국적확인서류 원본 제시).

선거인등록방법이 다양화돼 공관 방문 없이 등록할 수 있다.
- 재외선거인 : 우편·인터넷에 의한 신청 추가
- 국외부재자 : 인터넷에 의한 신고 추가
※ 인터넷 신고∙신청 : 지정된 인터넷 사이트에 필요사항 입력

투표 편의를 위해 공관 외에 투표소를 추가로 설치하거나 공관이 없는 국가에 거주하는 재외국민의 우편투표를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