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며칠 팔순이 훌쩍 넘어 보이는 할머니께서 사무실에 가끔 찾아 오셨다. 사무실에 들어선 할머니께서는 6ㆍ25전쟁 때 이야기를 시작하신다.

▲ 익산보훈지청 보상과 유춘성

그 때 갓 혼례를 치른 새 색시는 전쟁에 나간 남편이 무사하길 바라면서 하루하루를 간절한 기도로 보내며, 그 누구보다 혹독한 전쟁을 치렀다고 하시면서 말씀을 잇던 할머니께서는 온전치 못한 몸으로 돌아온 남편 얘기를 하시면서 끝내는 눈물을 보이셨다.

하루는 할머니께서 약주를 하신 듯 얼굴이 발개지셔서 사무실에 오셨다. 그러시더니 갑자기 6ㆍ25전쟁 때 남편을 기다리며 불렀다는 군가 비슷한 노래를 목 놓아 크게 부르셨다. 사무실에 있던 직원들은 순간 당황했지만 할머니 노랫소리는 6ㆍ25전쟁이 끝나고 60여년 세월의 애환이 느껴져 우리 모두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6월 이맘때가 되면 조국수호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하신 분들의 나라사랑 정신과 그 유가족의 슬픔과 눈물은 우리를 더욱 숙연하게 만든다.

정부에서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국민의 호국ㆍ보훈의식 및 애국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고 현충일, 6ㆍ25, 제2연평해전의 정부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또한 6월 한 달을 '추모의 기간(6월 1일~10일)', '감사의 기간(6월 11일~20일)', '화합과 단결의 기간(6월 21일~30일)'으로 나누어 기간별 특성에 맞는 호국․보훈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추모의 기간에는 현충일 추념식을 실시하고 감사의 기간에는 국가유공자 및 유족에 대한 위로ㆍ격려와 보훈 관련 문화행사를, 화합과 단결의 기간에는 6ㆍ25 기념식과 제2연평해전 기념행사 등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기념일이나 행사를 그저 하루 쉬는 날 정도로 생각하거나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행사로 여기는 경우가 아직까지도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음은 사실 안타까운 일이다.

호국보훈은 어렵고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께 감사와 애도의 맘을 가지고 우리 주변에 계신 국가유공자와 유족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현하는 것이 호국보훈의 시작이라 생각 된다.

올 호국보훈의 달에는 국화 한 송이 손에 들고 자녀들과 함께 가까운 현충시설에 찾아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께 감사와 애도를 표하고 자녀에게 호국보훈의 의미를 현장에서 체감하게 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국가보훈은 대한민국의 과거-현재-미래”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역사가 주는 교훈을 되새기고, 선조들의 희생으로 우리나라가 건재할 수 있었음을 상기하며, 그 숭고한 희생정신에 대한 존경의 예를 현재에 표출하는 것이 미래의 국가 에너지인 나라사랑정신임을 상징하는 말이다. 호국보훈의 달 우리 모두의 가슴 속 깊이 새겨지는 의미 있는 말이 되었으면 한다. / 글 : 익산보훈지청 보상과 유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