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시민뉴스 논설위원(수필가, 칼럼니스트)

단오의 의미

단오(端午)는 초여름에 속하며 5월의 첫 번째 말날(午日)에서 비롯되었으나 양(陽)의 수가 겹친 5월 5일로 굳어졌다. 수릿날(水瀨日), 천중절(天中節), 중오절(重五節), 단양(端陽)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하는 때로 봄에 심은 곡식의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는 날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3월 3일, 5월 5일, 7월 7일, 9월 9일 등과 같이 홀수로 겹치는 날은 양기(陽氣)가 가득한 날이라 하여 남자의 날이며 길일(吉日)로 알려져 왔다.
수릿날은 1년 중 최고의 날이란 뜻이며, 천중절은 5월 5일 오시(午時) 즉 11~13시 사이에 천체(天體)가 하늘의 중앙에 놓인다는 말이다. 시절에 따라 단오가 4대 명절로 통하던 때도 있었다.

단오의 유래

확실하지는 않지만 조선 중종 13년 1518년부터 시작되었다는 설도 있다. 또 중국 초나라 회왕(懷王)이 간언(姦言)으로 죽게 되자 충신 굴원(屈原)이 멱라수(汨羅水)에 몸을 던져 죽었는데, 그곳이 바로 잔물결이 일렁이는 강가 즉 수뢰(水瀨)였기에 훗날 수리로 변하였다는 설도 있다.

단오풍속

단오의 풍속으로 단오굿과 창포물에 머리감고 그네 타는 것을 우선으로 친다. 이때 남자들은 씨름으로 힘을 겨루며 농사일로 굳어진 근육을 풀어주었다. 여인들은 창포물에 머리감고 창포잎의 이슬을 모아 화장수로 사용하는 창포놀이도 즐겼다.

창포를 이용한 것에 단오장(端午粧)도 있는데, 이는 수(壽) 또는 복(福)자를 새긴 창포뿌리 끝에 붉은색 연지를 바른 비녀다. 붉은 색은 양색(陽色)이므로 액(厄)을 물리치는 액막이용이었으며 남자들은 창포뿌리를 차고 다녔다.

그네타기는 남의 집 담장 안을 들여다보는 즐거움도 동반하였다. 이때 태양은 양중양(陽中陽)인데 치마속은 음기라, 단오에 날리는 거풍(擧風)은 음양의 조화를 이루었다. 이 외에도 널뛰기, 약초말리기,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등이 전한다.

단오제는 지역에 따라 봉산(鳳山)탈춤, 강령(康翎)탈춤, 은율(康翎)탈춤과 단오굿을 동반한다. 현재까지 가장 잘 전수되고 있는 곳은 강릉단오제로 4월 5일 술빚기로 시작하였으며, 신을 맞는 영신제를 지낸 후 송신제로 막을 내린다.

개울에서 등물 일명 등목을 하거나 약수(藥水)를 마시고 몸에 바르는 물맞이도 하였다. 그러나 체면을 중시하던 양반들은 족탁(足濯에 만족하기도 하였다.

궁에서의 단오

임금은 짚을 이용하여 호랑이 형상을 만들고, 그 위에 쑥잎을 대고 비단조각으로 묶은 쑥호랑이 즉 애호(艾虎)를 신하들에게 하사하였다. 또 단오에 부채를 나누어주었는데 이것이 단오부채다.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백첩(白貼)과 칠을 한 칠첩(漆貼)이 있으며 전주부채나 나주부채가 유명하였다.

궁을 비롯하여 사대부집에서도 상서롭지 못한 기운을 막는 부적(符籍)을 붙였다. 왕은 상비약인 제호탕(醍醐湯)과 옥추단(玉樞丹)을 하사(下賜)하였는데, 이들은 양기(陽氣)가 피부로 모여 내부가 음기(陰氣)로 차가워지는 것을 막아주었다.

단오음식

단오절에는 화전(花煎)놀이와 수리취떡이 유명하다. 수레바퀴모양아라 차륜병(車輪餠)이라고도 하지만, 수레바퀴떡이 수리떡으로 변했다는 설도 전한다.

앵두화채와 앵두편을 먹었으며, 앵두를 차롓상에 올렸다. 더불어 복숭아와 살구로 만든 떡 즉 도행병(桃杏餠)도 빼놓을 수 없는 단오음식이다. 이밖에도 준치국과 준치만두, 붕어찜이 제철이며 산딸기, 오디도 시절음식에 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