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경찰은 익산 삼기면과 낭산면에 조성중인 일반산업단지 비리 의혹 수사 과정에서 50여억 원 규모의 조경공사를 수주한 뒤, 수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익산시 고위공무원 A씨와 아내 B씨 등에 대해 사법처리에 들어갔다.

▲ 익산 삼기ㆍ낭산에 조성중인 산업단지 조감도

익산경찰서(서장 나유인)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익산시 공무원 A씨(54)를 입건하고 A씨의 아내 B씨(42) 역시 업무상 횡령과 건설산업 기본법 위반, 국가 기술자격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한 건설산업 기본법 위반 C씨(52)와 국가기술자격법 위반 혐의로 D씨를 각각 입건했다고 밝혔다.

B씨는 산림과 계장으로 근무했던 A씨의 아내로 S조경회사의 실질적 대표로 있으면서 익산 삼기ㆍ낭산 산업단지 조경공사를 57억 원 규모로 수주한 것이 드러난 바 있다. S조경회사는 E건설사로부터 수의계약을 맺고 공사를 수주해 A씨가 당시 산림과 주무계장이어서 개입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고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더구나 E건설사가 익산시로부터 턴키 방식으로 공사를 수주한 상황에서 S조경회사에게 조경공사를 맡기도록 압력을 넣은 배후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마저 무성했었다. 그리고 산림과 계장이었던 A씨는 지난해 7월에 사무관(과장급)으로 승진하자마자 바로 명퇴를 신청해 의혹은 더욱 불거지기도 했었다.

특히 S조경회사가 공사를 수주하게 되자, 또 다른 경쟁 조경업체 대표가 문제를 제기해 당시 사무관급이었던 한 공직자가 "조경 공사를 재 하도급 주겠다"며 달랬고 실제로 수억 원의 공사를 수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경찰 수사에 의해 A씨와 B씨는 E건설사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가운데 2억 원 가량을 개인 채무 변제는 물론 허위로 노무자 D씨 명의 통장으로 1억3천만 원을 이체받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외에도 토지매입 대금 등의 명목으로 1억9천만 원을 빼돌려 총 5억2천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B씨는 S조경회사의 명의상 대표로 있는 C씨와 공모해 수차례 불법 재하도급을 주는 등 건설산업 기본법 위반은 물론 조경기능사 자격증을 소지한 D씨에게 매달 수십만 원 씩을 주고 D씨를 고용한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익산경찰은 지난 6개월 동안 압수수색을 통해 가져 온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에서 900기가 분량의 삭제파일을 복원하고 50권 분량의 법인 회계자료 등과 계좌추적을 통해 차명통장 23개의 거래내역 만여 건을 분석해 왔다.

익산경찰 한 관계자는 "S사의 실질적 대표는 B씨로 돼 있지만 익산시 공무원인 A씨가 폭넓게 개입돼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면서 "이와 관련해 상당수 정황을 포착해 A씨를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해 사법처리에 착수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은 삼기 산업단지 비리와 관련해 배후세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보강 수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져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