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의 의미

음력 7월 15일(양력 2013년 8월 21일)을 백중(百中)이라 부르는데, 백중은 농경사회에서 가장 중심절기라고 전해왔다. 다른 말로 백종(白腫), 백종(百種), 중원(中元), 망혼일(亡魂日)이라고도 한다.

불교에서의 백중

▲ 익산시민뉴스 논설위원(수필가, 칼럼니스트)

절에서는 위패를 모시고 재(齋)를 올려 공양(供養)을 드린 다음 위패(位牌)를 불살랐다. 이런 의식은 망혼(亡魂)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행사로 제(祭)와 비슷하다. 불교에서는 백중을 우란분절(盂蘭盆節)이라 부르며 석가탄신일, 출가재일, 성도재일, 열반재일과 함께 불교 5대 명절로 여기는 중요한 날이다.

고통받는 사람과 영혼의 해방 그리고 극락왕생 기원은 유교에서 행해져야 할 귀중한 덕목에 해당하였다. 그래서인지 백중일(百中日) 즉 망혼일(亡魂日) 밤에 과일, 채소, 술, 밥 등을 차려 놓고 돌아가신 부모에게 제사지내는 풍습이 있다.

백중 민속놀이

백중을 전후로 장이 서는데 이를 백중장(百中場)이라 했다. 백중장이 성시(成市)를 이루면 씨름판이 열리고, 공치기 또는 타구놀이, 장채놀이라고도 불리는 장치기(擊毬)등이 펼쳐진다.

또 농사를 잘 지은 집의 머슴은 소나 가마에 태워 마을을 돌면서 사기(士氣)를 북돋아주었다. 백중은 농사일이 거의 끝나 호미를 씻어두는데 이를 '호미씻이'라고 하였다.

지역에 따라 농신제(農神祭)와 집단놀이를 행하니 ‘백중놀이’라고 하였다. 그중에서 밀양백중놀이가 전하며, 용날(辰日)에 호미씻이를, 머슴들이 농신(農神)에게 풍년을 비는 ‘꼼배기참놀이’로 흥을 돋웠다. 이때 머슴에게 장가 들여 주는 풍습이 있었으니 ‘백중날 머슴 장가간다.’고 하였다.

신라의 부녀자들이 패를 나누어 삼을 삼는 풍속이 있었다. 훗날 두레삼으로 발전한 삼삼기는 백중에 시작하여 중추에 마쳤는데, 음식을 장만하여 이긴 편에게 대접하고 가무백희를 즐기니 가배(嘉俳)가 탄생하였다.

제주도에서는 ‘장마를 바람에 날려 보낸다.’는 마불림제를 지냈다. 또 경사대부(卿士大夫)에서는 올벼로 천신(薦新)을 하였는데, 1일과 보름 즉 삭망전(朔望奠)에 행하였다.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는 밀양에 전승되는 민속(民俗)으로 농신제, 작두말타기, 춤판, 뒷놀이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가하면 충남의 연산백중놀이, 충북의 목도백중놀이, 충북의 청주백중놀이 등에서도 일부나마 재현되고 있다.

백중에 먹는 시절음식

백중 음식으로는 각종 부각과 지짐, 게장, 멸치젓, 새우젓, 늙은 오이로 만든 노각나물, 애호박나물, 가지나물, 연한 박나물, 산고추잎나물, 시금치나물, 원추리잎나물, 쑥갓나물, 도라지나물, 마른 고구마순나물, 고구마순나물, 연자밥 등이 있다. 밀가루에 햇감자로 부친 전(煎)도 제향(祭享)하였다.

지역에 따라 백종과 같은 발음인 백가지 즉 가지 속, ‘빅개’의 회 즉 빅개회를 먹었다.

이밖에도 증편이나 밀전병, 육개장, 게, 전유화, 깻국탕, 냉면, 어채, 김칫국, 오이김치, 열무김치, 과일 등을 먹었다. 또 쑥버무리도 있고 옥수수도 제 맛을 느끼는 계절이다.

이때는 여름 과채류인 고추, 오이, 호박, 수박, 참외를 비롯하여 옥수수와 콩 등 먹을거리가 풍부하여 잔치를 준비하는데도 부족함이 없다.

백중사리

백중에는 백중사리가 가장 친숙한 단어로 떠오른다. 백중사리는 백중날에 있는 사리를 말하며, 1년 중 해수면이 가장 높은 때를 지칭한다. 이때는 달과 태양과 지구의 위치가 일직선상에 있으면서 달과 지구가 가장 가까운 거리로 백중 전후로 3~4일간이다.

가끔 제방이 유실(流失)되거나 파도가 넘쳐 논과 밭에 피해를 주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만약 이런 때에 비라도 내린다면 침수지역이 많아지고 피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