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7일) 오후 1시부터 익산시 금마면 금마터미널 인근에 있는 LH익산사업소 사무실 앞에서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주민대책위원회(이하 클러스터대책위)' 수용민 약 100여 명이 나와 "헐값 보상으로 우리의 재산을 강탈하고 거리를 내 몰고 있다"며 집회를 가졌다.

대부분 60대 이상의 어르신들로 뜨거운 태양 아래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서 피켓을 들고 LH공사와 익산시를 향해 성토했다. 거래가 3.3㎡당 15만 원 이상되는 토지에 8만 원의 감정가는 터무니없는 보상금액이라는 것.

한 주민은 발언을 통해 "현재 양돈을 운영하고 있지만 감정평가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는 양돈 농가를 이주할 곳도 없고 또한 익산시에서는 다른 곳으로 옮겨도 허가가 날 수 없으므로 폐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폐업하게 되면 생업이 막막해지는데 보상을 해줘야 할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지만 익산시의 답변은 그렇게 해 줄 수 없고 다만 이주 보상비만 받으라고 해 분통이 터져 감정 평가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가 더 많은 농사를 위해 인근 땅을 3.3㎡당 20만 원에 구입했는데 토지보상비로 8만 원을 받으라고 하니 도대체 이게 말이 되느냐"며 격양된 목소리를 높였다.

소길영 대책위원장은 결의문을 통해 "정당한 보상이 따른다면 그 누가 강탈이란 표현을 쓰겠는가?"라며 "LH공사에서 평가한 감정평가 가격은 현실보상이 아닌 헐값보상에 지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우리 주민대책위원회는 국가식품클러스터 산단 개발로 인해 소외받고 고통받는 이가 없도록 청와대를 비롯 사업관련 부처와 관계기관에 수없이 도움을 요청했고 LH에 보상 예산 증액 등을 요구했으나 우리를 외면하고 무시하며 기만했다"고 울분을 토해 냈다.

"우리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에 법적 투쟁이든 물리적 투쟁이든 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며 "LH는 악법인 공공사업법을 내세워 강제수용과 철거로 밀어 붙이면 된다는 인식을 전환해 현실적인 가격으로 보상하고 주민들의 협조를 얻어 원할한 사업이 될 수 있을 때까지 강력히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고 외쳤다.

이러한 성토가 약 1시간 가량 이어진 가운데 수용민 대표 10여 명이 LH사무실을 찾아 직원들과 면담한 후, 수용민 약 50여 명은 버스를 이용해 익산시청으로 향했다. 시청에는 100여 명의 경찰 병력과 공무원들이 나와 집회를 막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고 도착한 이들과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허정우 사무국장은 본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저도 97년에 집을 짓기 위해 3.3㎡당 12만 원에 구입한 적이 있었는데 약 15년이 지난 시점인 현재 토지보상비로 3.3㎡당 9만5천원으로 나와 어쩌구니가 없다"며 "아무리 국책사업이라고 해도 주민들이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은 커녕 길거리로 내몰 듯 하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익산시는 시민을 보호하고 이익이 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음에도 뒷짐만 지고 있어 더욱 분통 터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