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춘석 의원(자료사진)

4대강 사업규모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과 기업만이 알고 있었고,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은 수심만 6미터로 깊게 지시한 것이 아니라 대기업들이 나눠먹을 수 있는 파이도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춘석 의원(민주당 법사위, 익산 '갑')은 수심이 깊어질수록 사업비도 4~5조 씩 뛰어 13조9천억 원 규모였던 사업이 22조 원이 됐는데, 이 내용은 정부가 4대강에 대한 공식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기 전부터 정해져 있었다는 정황이 한 기업의 내부문건에서 발견됐다는 것.

이 의원이 제시한 2009년 1월 3일에 작성된 쌍용건설의 내부문건에는 '4대강 유역개발사업의 전체 예산은 약 20조 원'이라고 돼 있다.(4대강 마스터플랜이 발표된 시점은 2009. 6.)

시기	내용	사업규모	사업비
2008. 12 15	균형위 안	준설량 2.2억㎥ 소형보 5개	13.9조원
2009. 4. 8	4대강 기획단 안	최소수심 4m 중형보 13개	17조원
2009. 6. 8	마스터플랜 확정	최소수심 6m 중·대형보 16개	22조원

또 이 문건에 기재된 “턴키와 최저가공사로 발주될 예정”이고 “턴키공사의 경우 민간투자사업 참여사들로 지분 구성 예정”이라는 점 역시 사실과 일치한다. 기업들이 약 20조 원이라는 사업규모를 공유하고 있을 당시, 공식적인 정부 자료는 13조9천억 원에 불과했다.

이춘석 의원은 “감사원은 지난 3차 4대강 감사 결과 구체적인 수치와 지시는 모두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내린 것으로 결론 내렸으나 기업들을 위해 사업규모를 키웠다는 것은 밝히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이명박 대통령과 이번 턴키담합을 주도한 현대건설컨소시엄이 사업규모도 협의했는지에 대해 집중 질의할 예정이다.

실제 야당 법사위원들의 문서검증 결과, 이명박 대통령이 지시한 수치의 근거가 무엇인지는 청와대 행정관조차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 기획단이 최소수심 2.5m로도 운하추진이 가능하다고 했으나 사업규모를 13조 원, 17조 원, 22조 원으로 키워왔다”며 "이는 단지 운하만이 목적이 아니라 대형 건설업체들의 파이를 키울 필요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감사원에 집중 추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춘석 의원은 민자사업이 세금으로 하는 국가재정사업으로 바뀐 이유가 건설업체들의 건의(로비)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대운하 중단을 발표하기 전에 현대건설컨소시엄과 사전에 협의가 있었다는 진술도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감사원의 내부문서인 문답서(피감인 진술서)를 통해 드러났다.

감사원이 대림산업의 임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민사사업이 아니라 재정사업으로 변경한 사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 전무는 “업체들 판단에 사업성이 없어서 현대를 통해서 정부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감사원이 “대운하를 중단한다고 발표할 때 (이번 턴키담합을 주도한) 현대건설컨소시엄과 사전에 협의했느냐”고 묻자 대림산업 임원은 대운하 중단선언을 재정사업의 전환으로 이해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시책이 변한 이유가 바로 업체들의 요구 때문이었고 대운하 중단선언도 대형 건설사들과의 교감 속에서 나왔다는 증언이라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다.

이춘석 의원은 “광화문광장에서 국민들이 부르는 아침이슬을 들으며 대운하 사업을 포기했다고 하더니 포기한 이유가 국민여론이 아니라 건설업자들의 요구때문이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6월 19일 대운하사업을 포기하기 이전인 4월에 대운하 사업을 재정사업인 4대강사업으로 탈바꿈시키는 용역을 이미 진행한 바 있다. 즉, 이미 대운하사업을 국가 재정사업으로 하겠다는 준비를 마치고 대운하사업을 포기한 것.

이에 당시 건설기술연구원의 김이태 박사가 '4대강 사업은 대운하 사업'이라는 양심선언을 한 바 있다.

이춘석 의원은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명박정부는 친기업의 끝판왕”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대운하 사업에는 국민세금이 단 한 푼도 들어가지 않는다던 공약을 뒤엎고 국민의 세금을 탕진해 기업에게 퍼준 것인 만큼 절대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건설 김중겸 전 사장은 이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이춘석 의원이 공개한 <청와대 지시에 대한 문답> 감사원 내부자료-문답서 중 발췌

감사원 질문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수심, 준설량 기술적 근거는	VIP 통치행위 차원에서 이뤄진 것

감사원 질문	안시권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정책총괄팀장
물그릇 4.8억 ➜ 8억㎥ 근거	BH에서 제시한 것
2009. 2. 대운하안과 검토 이유	BH가 지시
2009. 3. 10. 4m 확보 근거	단지 수치만 지시
구미까지 최소 6m의 근거	특별한 이유는 모름

감사원 질문	김창완 박사 4대강사업 연구책임자
8억㎥라는 수치 근거는	기획단, 마스터플랜팀 모두 당혹스러워 했음.
민자사업안이 6.1m 였다	몰랐음. 8억을 맞추기 위해 6m로 한 것.
민자사업이 반영된 것 아닌가	결과적으로 그렇다.

감사원 질문	정재용 청와대 선임행정관
VIP가 3-4m 지시한 이유	BH실무진도 왜 그러는지 몰랐음.
4m 지시는	VIP 지시가 있어 검토한 것.
갑문은	VIP 지시가 있어 검토한 것.
BH 내부 의견은	BH에서는 오로지 VIP 의중만이 중요.

감사원 질문	김철문 전 청와대 행정관
2009. 2. 대운하안과 검토 이유	VIP가 대운하 생각이 많았음
국토부 반대에도 수심을 계속 변경한 이유?	이는 통치권자의 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