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정치시민넷 논평]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박근혜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진행하면서 나온 박창신 신부의 발언을 두고 나라가 들썩인다.

대통령이 국내외 혼란과 분열을 거론하면서 “...묵과할 수 없다....용납할 수 없다.”고 하자 국무총리와 새누리당 대표는 “...대한민국을 파괴하고 적에 동조하는 행위..” “...북한이 최근 반정부 대남투쟁지령을 내린 후 대선불복이 활성화된다는 지적이 있다.”고 발언하면서, 여기에 발맟추듯 보수단체들이 들고 일어나 천주교를 위협하고 있다. 참으로 이해할 수도 없고 황당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문제의 핵심은 대통령선거에서 국가기관이 불법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국정원직원 댓글녀에서 시작되었는데 조사가 진행될수록 한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정원은 물론, 보훈처, 경찰, 안전행정부, 국방부사이버사령부 등 주요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정원의 정치개입 트위터글만 해도 121만건이라고 하니 불법선거의 파장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국정원과 사법기관은 조직적으로 이를 은폐하는 것은 물론 정국을 호도하면서 수사책임자인 팀장은 물론 검찰총장까지 쫓아내면서 어떻게든 사실을 숨기려하지 않았던가.

그렇게 보낸 시간이 벌써 1년이 되어간다. 그 많은 시간동안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진상규명과 공정한 수사를 요구했고, 특검과 대통령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지만 대통령의 침묵과 방관 속에 불법의 온상이 된 국가기관들이 수사를 방해하고 정국을 호도하는 상황이 계속되었던 것이다.

이번 시국미사도 마찬가지다.

본론은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에 따른 불법행위이고, 이에 대한 책임을 방관할 거라면 대통령이 물러나라는 것이다. 헌정을 수호하고 법질서를 지켜야할 국가기관이 1년이 다되도록 불법을 덮기 위해 또 다른 불법을 계속하는데도 왜 대통령은 침묵하는가? 이에 대한 항의이다.

말꼬리잡기 식으로 본말을 호도하고, 툭하면 종북 운운하며 정쟁화하여 진실을 덮으려는 것도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위협과 공포조성으로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

천주교사제단과 박창신 신부에게 휘두르는 폭력은 결국 국민에게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것이다. 다들 입 막고 순종하라는 것이고 아니면 공안정국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기관의 불법은 눈감으면서 국민에겐 준법을 강요하는 어불성설이 통하겠는가. 법질서와 준법을 이야기하려면 국가기관의 불법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이제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방관하고 뭉그적거린다고 진실이 덮어질 리도 없고, 지금의 상황도 나아질 리 없다.

더욱이 정당하지 못한 공권력으로 국민을 겁박하는 일은 언제고 심판을 받았던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

진실을 밝히려는 국민을 혼내려 하지 말고, 대통령과 국가기관의 잘못부터 바로 잡아야 헌정질서도 잡히고 혼란과 분열도 가라 않을 것이다.

[위 논평은 본 지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