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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칼럼] 패자부활전을 허(許)하라
이동우 칼럼니스트  |  samerai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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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1.28  21: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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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경기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여러 팀이 일정한 기간에 서로 같은 횟수만큼 시합해 그 성적에 따라 순위를 결정하는 경기 방식 또는 그 방식에 의한 경기가 있다. 이 방식을 리그전(league戰)이라 한다.

   
▲ ▲ 맑은정치포럼 대표 정치학박사 이동우
또 한 가지는 운동 경기 때마다 패자(敗者)를 제외시켜서 마지막에 남은 두 편으로 우승을 결정하게 하는 시합 또는 그러한 경기 방식이 있다. 이것은 토너먼트(tournament)라고 한다.

이렇게 토너먼트로 진행하는 경기에서 패해 탈락한 선수나 팀에게 다시 한 번 참가할 기회를 주기 위해 행하는 시합이 패자부활전(敗者復活戰)이다.

일찍이 KAIST 총장을 지냈던 ‘러스킨’박사가 ‘한국은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능 한 번 점수로 인생의 커리어가 어느 정도 결정되는 모습일 것이다.

한 언론사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20~40대 1,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2040세대의 복지정책 지향 및 정치사회의식’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2040 세대는 우리 사회를 ‘패자 부활의 기회가 없는 사회’, ‘부모의 지위에 의해 계층 상승 기회가 결정되는 폐쇄적 사회’, ‘노력한 만큼 보상과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사회’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리서치에서 2040 세대의 64.4%가 ‘한 번 실패하면 다시는 일어서기 어렵다’고 응답한 반면, ‘한 번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의견은 35.6%에 그쳤다. 특히 40대 남성 5명 중 4명(78.1%)이 우리 사회를 패자 부활의 기회가 없는 사회라고 인식했다.

또 사회의 중추 세대인 40대의 불안감과 압박감이 극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2040 세대의 78.8%가 ‘부모의 지위에 의해 자녀의 계층 상승 기회가 닫혀 있는 폐쇄적 사회’라고 응답했고, ‘개방적 사회’라는 의견은 21.2%에 그쳤다.

‘노력한 만큼 보상과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사회인가’라는 물음에도 2040 세대의 75.5%가 ‘그렇지 못한 사회’라고 비관적으로 응답했다. 2040 세대가 한국 사회를 ‘불공정’한 사회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로 대학생인 20대 초반에서는 ‘한 번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기회가 있다’는 의견이 52.1%, ‘한 번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는 의견이 49.9%로 엇비슷했지만, 취업 연령인 2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는 의견이 56%로 더 높아졌다.

자신의 노력만으로는 뛰어넘기 힘든 공고한 벽이 있다는 데 대한 좌절은 적극적인 정치참여 의지로 나타났다. 2040 세대 둘 가운데 한 명이 ‘과거에 비해 정치적 관심이 높아졌다’(46.4%)고 응답했고, 앞으로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이 92.8%에 이르렀다.

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20∼40세대가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여론조사 결과, 2040세대 다섯 명 중 세 명이 ‘나의 삶이 불안하다’(58%)고 응답했다. ‘안정되어 있다’는 응답은 42%에 그쳤다. 20대는 59.9%가, 30대는 55.8%가, 40대는 58.6%가 불안감을 토로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20대 못지않게 40대의 불안감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40대는 소득 등 사회경제적 지위 면에서 안정기에 접어드는 연령층이다. 그런데도 이들이 불안감을 씻지 못하고 있는 것은 미래가 더 이상 안정적이고 예측가능 하지 않다는 현실 때문으로 보인다. 언제든지 현재의 지위에서 하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 그리고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는 절박감이 40대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30대부터 노후를 불안하게 느끼고 있다는 결과는 시사(示唆)하는 바가 크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고용이 불안해지면서 일찍부터 노후를 염려하고 있는 것이다. 경쟁은 극심하고 사회안전망은 취약한 사회가 양산(量産)해내고 있는 전례 없는 사회적 현상이다.

제대로 된 사회라면 한번 승자가 영원한 승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최소한 진실하고 성실하게 도전했다가 실패한 사람들에게 패자부활전의 기회는 당연히 주어져야 한다. 이런 나라가 선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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