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는 24절기의 스물두 번째 절기로 음력으로는 11월이며 양력으로는 12월 22일이나 23일에 해당한다. 올해 2013년의 경우 12월 22일에 들었다. 동지가 음력 11월 초순에 들면 ‘애동지(兒冬至)’, 중순에 들면 ‘중동지(中冬至)’, 하순에 들면 ‘노동지(老冬至)’라고 하였다.

▲ 익산시민뉴스 논설위원(수필가, 칼럼니스트)

이때는 태양이 적도 아래로 23.5˚ 내려간 날로, 황경(黃經) 270˚에 도달하는 때이다. 즉 태양이 남회귀선(南回歸線)에 도달한 날이며, 이후부터는 북쪽으로 올라오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는 1년 중 밤이 가장 길며, 남반구(南半球)에서는 낮이 가장 긴 날이 된다. 대설(大雪) 다음에 오며 소한(小寒)의 앞에 들어있는데, 24절기 중 겨울을 대표하는 절기로 가장 큰 명절에 속한다.

일부에서는 동지를 아세(亞歲)라고 하였는데, 이는 아직 작은설이라 뜻이다. 진정한 의미의 설날은 아니지만, 밤이 점점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는 점을 들어 설날에 버금가는 날이라는 의미가 분명하다.

농도(農道)인 전라북도 전주에서 동지로 기준한 12월22일의 기후를 보면, 1971년부터 2000년까지의 평균기온의 평균은 1.1℃에 달했고, 최고기온의 평균은 5.9℃로 나타나 대설보다 약 2.5℃낮게 나왔으나 아직은 영하로 내려가지 않았으며, 최저기온의 평균은 -3.2℃로 영하의 날씨를 보였다. 강수량은 1.5mm로 그래도 적지 않은 편이었으며, 평균습도는 72.7%로 약간은 눈발이 날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람의 평균속도 1.1m/s로 변함이 없었다.

예전사람들은 동짓날 이후 15일을 5일씩 나누어 처음 5일을 초후(初候)라고 하여 지렁이가 교결(交結)한다고 하였으며, 다음 5일은 중후(中候)라 하여 고라니의 뿔이 떨어진다고 하였고, 마지막 5일은 말후(末候)라 하여 샘물이 언다고 하였다.

동지는 새로운 태양의 부활을 의미하여 생명과 관련된 풍속이 전한다.

단오에 부채를 그리고 동지에 책력을 하사하던 하선동력(夏扇冬曆), 추위를 이기려는 비상약 즉 전약(煎藥)의 진상, 감귤(柑橘) 혹은 유자(柚子)를 진상(進上)하고 과거(科擧)를 보던 황감제, 동지부적, 동지헌말, 동지사(冬至使), 동지불공(冬至佛供), 동지금방(冬至禁房) 등이 전한다.

동지에 먹는 팥죽은 동지팥죽, 동지두죽(冬至豆粥), 동지시식(冬至時食)이라고도 한다. 여기에 새알심을 넣는 이유는 뜨거운 기운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남은 알의 부화(孵化) 즉 죽음의 동토에서 부활(復活)하는 것을 의미한다. 팥의 붉은 빛은 잡귀를 쫒아내는 양(陽)의 표현이다. 이외에도 타락죽과 냉면, 골동면, 너비아니, 불고기, 동치미, 경단, 전약, 수정과, 식혜, 냉면 등을 꼽는다.

냉면(冷麵)은 요즘에 와서 계절을 가리지 않고 먹는 음식이 되었지만 예전에는 시절음식으로 먹었었다. 그중에서도 맨 처음은 본래 동짓달에서 비롯되었다. 메밀가루에 녹말을 섞어 만든 평양냉면과 감자녹말가루로 만든 함흥냉면이 원조라고 한다.

여기에 잡채나 배, 밤, 쇠고기, 돼지고기 등을 썰어 넣고 기름과 간장으로 간을 맞추면 별도의 이름을 가지니 바로 골동면(骨董麵)이다. 계피와 생강을 넣고 달인 물에다 곶감을 담그고 그 위에 잣을 띄운 수정과(水正果)는 감기예방에 좋은데 식혜(食醯)와 함께 한국의 대표 음료로 전하고 있다.

동지에 나타나는 별자리 즉 전형적인 겨울철 별자리는 남방7사(南方七舍)는 서방칠수(南方七宿)라고도 하는데, 정수(井宿)를 시작으로 귀수(鬼宿), 유수(柳宿), 성수(星宿), 장수(張宿), 익수(翼宿), 진수(軫宿)를 말한다. 정수는 쌍둥이자리, 귀수는 게자리, 유수와 성수 그리고 장수는 바다뱀자리, 익수는 컵자리, 진수는 까마귀자리에 해당한다.

귀수는 귀신별자리를 뜻하며 사망과 질병, 그리고 제사를 주관한다. 류수(柳宿)는 남방 주작의 부리에 해당하며 아래에 부엌별인 외주(外廚)가 있고, 그 아래의 토지신(土地神) 천사(天社) 별은 종묘(宗廟)에 제사를 지내는 음식을 장만하는 곳이다.

성수와 장수 위에 옛 황제였던 헌원(軒轅)이 있고, 그 중앙에 헌원대성(軒轅大星)이 있다. 헌원은 사자자리의 머리 부분이며, 헌원대성은 사자자리로 지배자라는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