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전주교육대학교 강민주 학생이 직접 동행하며 작성한 것으로 그대로 싣습니다]

신년을 맞아 가족과 친구들을 비롯한 소중한 지인들에게, 다들 안부 전하셨나요? 설 연휴가 다가오기 전에 국내외 소외계층 및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아름다운가게에서 뜻 깊은 행사를 한다고 해서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아름다운가게, 한번쯤은 들어보신 적 있으시죠? 저도 얼마 전 아름다운가게에서 판매하는 공정무역커피인 ‘히말라야의 선물’과 귀여운 카디건을 사면서 다녀왔습니다. 이름만큼 정말 아름다운 일을 하고 있는 이곳은 기증받은 물품을 알뜰한 가격에 팔아 수익금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단체입니다.

이 아름다운가게에서 이번에 주최한 행사는 ‘아름다운나눔보따리’ 행사로, 벌써 11회를 맞은 장수 행사인데요. 어떤 행사인지 한번 들어볼까요?

이민수(전주전북 본부장) “아름다운가게에는 미션이 하나 있는데요, 나눔과 순환을 통한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입니다. 아름다운 세상은 혼자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참여해야만 비로소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 아름다운나눔보따리 나눔 행사가 그 의미를 실현시킬 수 있는 여러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기주(익산영등점 총괄간사) “설을 맞이하여 사회적 소외계층의 가정에게 더 가까이 사랑을 나눠드리기 위해 전국적으로 진행하는 행사입니다. 한 가정에 샴푸, 치약, 칫솔, 수건, 라면, 물티슈, 찜질팩, 통조림 등 다양한 생필품으로 구성된 상자(보따리)를 전달합니다. 보따리 전달 뿐만 아니라 설 명절 인사를 함께 드리고 홀로 계시는 외로움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도록 말벗도 되어 드립니다.”

좋은 일을 하는 날이어서 그런지 어제까지만 해도 뼛속까지 스며들던 추위가 오늘은 사그라들어서 마치 봄날 같았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행사를 위해 많은 분들이 아름다운가게 앞에 모여 있었습니다. 여러 계층의 자원봉사자들이 나눔을 함께 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 모습이 참 흐뭇했었는데요.

서동로타리 곽인숙 회장님을 비롯한 회원님들, 평범한 주부님들 그리고 앳된 얼굴의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예쁜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이 보기 좋았습니다. 그래서 말을 걸어보았습니다!

조환희(고등학생) “저는 이번 행사 참여가 처음인데 뿌듯한 마음이 가장 커요. 이번보다 더욱 행사 규모가 커져서 내년 설에는 더 많은 분들에게 나눠드렸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아름다운가게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라요.”

간단한 행사 시작을 알린 후에 바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각 가정마다 전해드릴 상자를 차량에 싣고 많은 배달천사들이 이곳저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저도 배달천사들과 함께 동행해보았습니다. 이 분들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행사에 임할 지 여쭤볼까요?

곽인숙(서동로타리 회장) “저희가 나눔보따리 행사에 동참하게 된 동기는 이 행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지인의 권유를 받아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아름다운가게의 수익금이 우리 지역사회의 불우한 이웃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서동로타리 클럽도 미약하나마 이 봉사에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그리고 아름다운가게와 함께 서동로타리 클럽도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름다운가게와 서동로타리 클럽이 나눔과 봉사의 방법을 다르지만 추구하는 가치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아름다운가게와 서동로타리 클럽, 그리고 많은 지역사회 여러분들도 함께 이 가슴 따뜻한 일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김인숙(서동로타리 회원) “겸손한 자세로 임하고, 곧 있을 새해 명절을 위해 세배도 드리고 올 거에요.”

임영자(서동로타리 회원) “봉사를 통해 불우한 이웃의 생활환경을 보면서 도움의 손길이 많은 곳에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에게 더 많은 도움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고현숙(서동로타리 회원) “감사와 행복의 소중함을 마음 깊이 느끼는 하루였습니다.”

신인숙(서동로타리 회원) “아름다운가게의 아름다운 행사를 통한 아름다운 마음을 더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서동로타리 회원님들 수고 많았습니다.”

저도 작은 힘을 보태어 어깨에 쌀가마를 짊어지고 걷고 또 걷고 계단을 오르내렸습니다. 힘들지만 좋은 기분.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보람 있는 일을 할 때야 느낄 수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일일이 직접 찾아뵈어 나눔보따리를 전해드리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행사에 선정된 분들이 모두 독거노인이셨기 때문에 외로움에 익숙해지셨을 분들에게 제가 일일 손녀가 되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 외할머니의 춘추와 비슷하시고 처음 뵈었지만 다정하고 상냥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제 할머니, 할아버지 같았습니다.

세배도 드리고 같이 나눔보따리를 열어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한 물건에 대해서도 설명해드렸습니다. 행사 전날 사전 연락을 받으셔서 저희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복도까지 나와 마중해주셔서 괜히 제가 기분이 좋았습니다. 거동이 불편하실텐데 배웅까지 해주시고 몇 번이고 인사를 해주시는 모습에 잠깐 만나고 헤어지기가 너무 아쉽기도 했고요.

다음 행사에는 더 많은 자원봉사자님들과 함께 하면 각자 맡을 양이 줄어들어 한 곳에 더 오랫동안 머물 수도 있길 바랐습니다. 제가 만나 뵙고 온 어르신들 중에 첫 번째로 방문했던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친손녀에게 대하듯 맨바닥에 앉지 말고 따뜻한 장판 위에 올라와 앉으라고 하시면서 이불도 덮어주셨습니다.

제게 그간 있었던 일과와 병원에 다녀오신 일 등을 말씀해주셨습니다. 꼭 우리 외할머니와 닮은 점이 많으셔서 기억에 남았는데, 헤이지기 전 할머니가 제 손을 잡아주시며 “이렇게 좋은 일들을 해주니 좋고 반갑구만.”이라는 말씀에 훈훈해진 마음으로 집 밖을 나설 수 있었습니다.

연말연시가 되면 각종 포털사이트의 핫이슈 부문은 [사회] 꼭지의 ‘따뜻한 세상’입니다. 주민 센터를 통해 남몰래 4년째 선행을 하고 있는 시민, 95세의 장애인 할머니가 평생 모은 7억 원을 기부한 소식, 백혈병 투병 대학생에게 골수를 기증한 경찰관, 십시일반으로 6년째 교통비를 아껴 기부한 땅끝 마을 아이들, 노조기금 모아 장학금을 쾌척한 어느 대학교 환경미화원들.

많은 분들이 여러 방법으로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녹이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기부와 나눔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습의 단편을 보고 올 수 있었습니다. 지역사회 사랑은 이런 작은 기부와 봉사로부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