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튼튼한 안보, 우리 3남매가 책임지겠습니다!”

한 지붕 아래서 자란 3남매가 모두 ‘육군 부사관’이라는 같은 길을 걷게 됐다. 그 주인공은 지난 달 28일 임관한 정재연 신임 하사(20세, 육군부사관학교)와 누나 정유미 하사(26세, 2기갑여단), 형인 정승연 중사(진)(24세, 12사단). 이날 이들은 친 남매임과 동시에 선·후배 부사관, 육군부사관학교 동문으로 다시 만났다.

경북 경주시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평범한 가정(부 : 정구상 씨, 54세 / 모 : 서영희 씨, 58세)에서 자란 3남매는 어린 시절, 우연히 사촌의 공군사관학교 입학식에 참석했다가 생도들의 절도 있고 패기 넘치는 모습에 반해 ‘직업군인’이라는 같은 꿈을 갖게 됐다.

▲ 정재연 신임 하사(20세ㆍ육군부사관학교ㆍ사진 가운데)에게 누나인 정유미 하사(26세ㆍ2기갑여단ㆍ사진 좌측)와 형인 정승연 중사(24세ㆍ12사단ㆍ사진 우측)가 계급장을 달아 주고 있다.

이후 가장 먼저 그 꿈을 이룬 것은 둘째인 정승연 중사(진)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멋있는 군인’이 되겠다는 일념 하에 해병대 병사로 자원입대했던 그는 ‘역시 군 생활은 내 스타일’이라며 과감히 육군 부사관에 지원, 2011년(8월) 그토록 원하던 하사 계급장을 달았다.

장녀이자 집안의 유일한 딸이었던 정유미 하사 역시 ‘위풍당당한 여군’을 꿈꾸며 해군사관학교를 지원했었으나 안타깝게도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소중한 꿈을 접을 수 없었던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동국대학교 행정학과를 다니면서 꾸준히 여군으로 입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 ‘육군 부사관’에 지원하여 첫째 동생과 같은 해인 2011년(12월)부터 소원하던 ‘여군’으로서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이처럼 ‘자랑스러운 부사관’으로서의 꿈을 이뤄가고 있는 누나와 형을 보며 자라온 정재연 신임하사 역시 ‘멋진 군인’, ‘당당한 부사관’에 대한 열망은 남달랐다. 경주 공업고등학교 3학년을 채 마치기도 전인 작년 10월, 부사관 양성과정에 입대해 17주 간의 혹독한 훈련을 극복하고 이날 영예로운 ‘신임 하사 임관식’을 맞았다.

평생의 큰 추억거리인 ‘고등학교 졸업식’마저 포기한 채, 다른 친구들이 졸업의 기쁨과 자유를 만끽하는 동안 체감온도 영하 20℃를 넘나드는 혹한과 싸우며 강도 높은 교육훈련 과정을 이겨냈다. 어깨에서 하염없이 빛을 발하는 황금색 하사 계급장은 그간의 노력에 대한 자랑스럽고 소중한 결실인 것.

한편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 입대해 모교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정재연 하사를 비롯한 87명의 신임 하사들은 이날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임관식과 더불어 마련한 ‘고교 합동 졸업식’을 통해 고교 졸업장도 함께 수여 받았다.

이날 부모님과 함께 막내 동생의 임관식을 찾은 정유미 하사와 정승연 중사(진)은 어렵고 힘든 교육과정을 훌륭하게 견뎌준 대견한 동생의 어깨에 하사 계급장을 달아주며 앞으로의 건승을 기원했다.

정재연 신임하사는 “훈련이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 누나와 형이 보내준 편지를 보며 다시 일어서곤 했다. 나와 똑같은 길을 거쳐 멋진 선배 부사관으로서 살아가는 누나와 형은 나의 가장 큰 자랑이자 롤모델”이라며, “앞으로 우리 3남매는 각자의 자리에서 군인으로서의 본분에 충실하며,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위국헌신함으로써, 서로에게 자랑거리가 되고 힘이 되는 멋진 ‘육군 부사관 명가(名家)’으로서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