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甲은 혼인한 지 5년 가량 지난 가장으로서 가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행복하게 지내왔으나, 얼마 전 믿었던 아내의 부정행위를 알게돼 결국 이혼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甲은 혼인당시 아내에게 고가의 귀금속 등을 예물로 지급한 사실이 있는 바, 甲과 아내의 혼인은 파탄에 이르렀고 혼인파탄의 책임도 아내에게 있으므로 혼인당시 지급한 예물을 반환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위 甲의 사연과 같이 혼인이 파탄에 이르게 된 경우 혼인당시 주고받았던 예물의 소유권에 대한 다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에 관하여 대법원은 ‘약혼예물의 수수는 약혼의 성립을 증명하고, 혼인이 성립한 경우 당사자 내지 양가의 정리를 두텁게 할 목적으로 수수되는 것으로 혼인의 불성립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증여와 유사한 성질을 가지는 것이므로,
예물의 수령자측이 혼인 당초부터 성실히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고 그로 인하여 혼인의 파국을 초래하였다고 인정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신의칙 내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혼인 불성립의 경우에 준하여 예물반환의무를 인정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나,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단 부부관계가 성립하고 그 혼인이 상당 기간 지속된 이상 후일 혼인이 해소되어도 그 반환을 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1996.05.14. 선고 96다5506 판결).

위 대법원의 판단과 같이 약혼예물은 혼인의 성립을 조건으로 한 증여이므로 혼인이 성립하지 않게 된다면 예물은 부당이득이 되므로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으며, 만약 당사자 일방의 잘못으로 약혼이 해제되었다면, 약혼해제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는 상대방에게 예물반환을 청구할 수 없으며 상대방만 예물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1976. 12. 28. 선고 76므41, 76므42 판결).

그러나 甲의 경우와 같이 혼인관계가 성립하고 혼인이 상당기간 지속된 경우에는, 혼인 당초부터 성실히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고 그로 인하여 혼인의 파국을 초래하였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아내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지급한 예물의 소유권은 아내에게 있으므로 혼인예물의 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