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book에 도움 요청해 책 200여 권 답지

익산경찰서(서장 나유인) 춘포파출소장(경감 오승욱)은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공부하는 김아무개(13세ㆍ여)양에 대한 숨은 선행이 알려지면서 지역주민과 관내 기관장들로부터 칭송을 받아 공직자의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한 선행 아이디어가 화제다.

▲ 익산 춘포파출소 오승욱 소장

해당 어린이는 3세 때에 부모가 사망했고, 이후 생계보호대상자인 조부모가 양육하다가 할머니 마저 교통사고로 사망해 현재 할아버지 혼자 양육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된 오 소장은 지난 3월 관내 정미소에서 40kg짜리 쌀 1가마를 자비로 구입해 할아버지 김아무개(80세)씨에게 전달했다.

또한 지난 달 2일에는 아이의 집에 교과서 말고는 동화책이나 위인전 등 아동서적이 한권도 없다는 사실을 발견, 곧장 자비로 ‘한국아동문학’전집(57권ㆍ70만 원 상당) 구입해 전달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이 다소 어렵다는 김아무개 양의 얘기를 듣고 오 소장은 다시 ‘한국의 위인전’(24권ㆍ20만 원 상당) 전집을 추가로 전달하기도 했다.

더불어 오 소장은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 중에 제가 소개하는 이 아이와 소중한 인연이 닿을 분을 찾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facebook에 올려 이 아이의 어려운 가정환경을 소개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해당 어린이와 학교 이름은 개인정보와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익명으로 처리하고, 어려운 사정만 공개하는 세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그 결과, 한 달 동안 그의 호소에 공감한 시민과 학생이 새책과 헌책 그리고 전자책까지 총 210여 권의 문학서적을 춘포파출소로 보내 줬으며 오 소장은 지난 10일(화)에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특히, 90여 권의 책을 보내준 경기도 안산시 동산교회(전도사 김보람)는 김아무개 양이 내년 2월 졸업할 때에 중학교 교복 구입비용과 소정의 장학금을 기증했다. 또한 이미 노트패드와 전자책 13권을 보내줬던 최은정 씨도 추가로 여성용품을 보내기로 약속했다.

이와 더불어 오 소장의 이러한 노력 외에도 해당 학교와 행정기관에 이 사실을 설명하며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적극적인 협력도 추진했다.

정원섭 춘포면장은 "현재 거주하지 않는 본채(초가)를 시비로 조기에 철거하고, 향후 주택 신축 방안을 모색하며 해당 학교장도 교육지원청에서 가능한 별도의 지원방안을 요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오승욱 소장은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에 대한 현대사회의 각박한 인심에 실망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따뜻한 마음과 세심한 정성을 주고받는 아름다운 세상이다"며 "단지 우리가 이를 보지 못하거나 너무 빨리 실망하기 때문”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고마움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오 소장은 이 선행 외에도 사회구성원의 역할을 강조하며 자선단체와 시민단체에 지금까지 15년째 매월 정기적으로 8만여 원을 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