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정치포럼 대표/정치학박사 이동우

야구는 9명으로 편을 이룬 두 팀이 9회에 걸쳐 서로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가며 얻은 득점으로 승패를 겨루는 구기(球技)이다. 공격 측은 타순에 따라 상대 투수의 공을 치고 1·2·3루를 거쳐 본루(홈)로 돌아오면 1점을 얻는다. 한국에는 1905년 미국인 선교사 질레트(P.Gillett)가 YMCA 회원들에게 야구를 가르친 것이 그 시초로 알려져 있다.

이 야구가 인생과 묘하게 닮았다. 우선 야구는 사람이 중심이다. 모든 구기는 공이 골문을 통과하거나 목표에 도달하면 득점이 되어 승패를 겨룬다. 그러나 야구는 사람이 홈(목표)에 들어와야 득점이 되는 유일한 구기이다. 기회도 공격하는 팀과 수비하는 팀에게 동일한 구기가 야구다. 인생도 사람이 중심이고 기회도 누구에게나 똑 같이 주어진다.

야구는 집을 떠났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득점이 된다. 우리도 아침에 집을 떠나 각자의 일터에서 일을 하고 저녁이면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가. 야구는 팀을 위해 희생과 배려를 해야만 득점이 가능하다. 앞 타자가 루상에 진출하면 그다음 타자들이 안타를 치거나 희생을 해서 팀의 동료를 홈으로 보내야 한다. 가정에서도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희생과 배려를 통해서만 가정이 원만하게 돌아간다.

흔히 야구를 ‘투수놀음’이라고도 할 정도로 투수의 비중이 7,80%를 차지한다. 그러나 아무리 투수가 잘해도 비길 수밖에 없다. 이기려면 타자들의 도움이 있어야 가능하다. 우리 가정에서도 가장의 역할이 아무리 크다고 할지라도 아내와 자녀들의 도움이 없이는 결코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없다.

야구는 변칙과 야유를 허용하는 유일한 구기이다. 상황에 따라 희생번트, 치고 달리기, 도루 등이 허용되며 상대방의 기를 꺾기 위해 응원하는 관중들이 야유를 하기도 한다. 우리 인생도 1루 2루 3루 차근차근 밟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인맥과 배경 등을 이용하여 늦게 시작했지만 목표에 먼저 도착하는 사람도 있다.

야구를 보면 위기 다음에 꼭 기회가 오고 기회를 놓치면 꼭 위기가 온다. 흡사 인생사도 잘 나갈 때 준비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다른 구기는 성공률이 8~90%는 되어야 잘한다고 한다. 그러나 야구의 타자는 30%(3할)만 성공해도 잘 하는 선수라고 한다. 우리가 살면서 결정한 일들이 30%만 성공해도 사실은 성공한 인생이다.

야구처럼 변화무쌍한 구기도 없다. 그 상황 상황에 따라 작전과 전략이 달라야 한다. 우리 삶도 얼마나 많은 전략과 작전이 필요한지 40살 넘으면 각자의 인생이 소설이다. 야구를 보다보면 타자가 정확한 타임에 완벽한 자세로 타격을 했는데 공이 야수 정면으로 가서 잡히는 경우도 많다. 반면 타격을 잘못했는데 안타가 되고 득점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인생도 행운으로 반전의 기회를 맞는 경우가 있지 않는가.

한 가지 더, 우리나라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여성 관중들은 무료였다. 야구가 다른 구기에 비하여 규칙이 까다롭고 복잡하여 본래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는 여성들이 야구장을 찾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야구장은 여성 관중이 더 많다. 이제 가정과 사회도 여성의 파워가 더 커(?)졌다.

이 외에도 야구와 인생이 닮은 점은 무궁무진하다. 필자는 고1때 친구의 도움으로 야구에 입문하여 지금까지 야구를 좋아한다. 언제부터인가 야구를 보면서 인생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을 했다. 한국 프로야구는 가을 야구를 향해 막판 스퍼트 중이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하나 정하고 야구를 보면서 생활의 권태를 극복하는 것도 건강한 사회생활의 한 방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