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곧 관광상품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곳이 익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군산에 있다.

▲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의 모습

지난 20일(토) 본 기자는 군산 경암동에 있는 철길마을에 다녀왔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다녀왔는데 갈때마다 새롭게 변하고 있는 모습에 부럽기만 하다.

지난해에 볼 수 없었던 카페나 음식점 그리고 상품판매점들이 들어섰고, 특히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전주 한옥마을에 이어 이곳 철길마을도 대박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총 길이 2.5km인 이 철길은 1944년 4월 4일 신문용지 제조업체 페이퍼코리아가 생산품과 원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구 군산역까지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지난 2008년 7월 1일부터 기차는 더 이상 다니지 않고 있다.

이 구간을 지날 때에는 열차가 10km 이하의 속도를 냈으며, 역무원들은 열차의 맨 선두인 기관차 앞에서 깃발을 흔들며 호루라기를 불었다. 이는 철길 옆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통행을 하지 못하게 하고 또한 고추나 빨래 등을 치워 놓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본 기자가 알기로는 더 이상 기차가 다니지 않게 되자, 일부 주민들이 이 철길을 뜯어 내자고 주장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즉, 개발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은 관광지로 변해 개발보다는 유지하는 게 더 좋을 듯 싶다.

전국 어디에서도 철길을 걸을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 아니 철길 양 옆에 건물이 있는 곳이 군산 말고는 없을 듯 하다. 그래서 색다른 볼거리와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기에 충분하다.

▲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의 모습

40대 이상은 어린 시절에 철길을 찾아가 그곳에서 놀던 추억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철길로 다니는 것은 매우 위험할 뿐만 아니라 이젠 그러한 추억을 만들 수 없다. 그러나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은 젊은 세대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이고 40대 이상에게는 추억을 안겨주는 그런 곳이 되고 있다.

▲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의 모습

이게 바로 역사는 곧 관광상품이 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지만 익산은 이 역사를 관광상품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어 너무나 아쉽기만 하다. 전주와 군산 사이에 끼어 있으면서 많은 관광객이 전주와 군산을 찾을 때 익산은...

본 기자는 새로운 전라선을 공사할 때 기존에 있었던 동익산역의 주변부터 춘포역까지의 철길을 그대로 놔두고 시민들의 쉼터로 그리고 관광지로 개발했으면 하는 제안을 한 바 있었지만 지금은 다 뜯어낸 상태로 아쉽기만 하다.

▲ 영화를 촬영했던 장소임을 알리는 게시판.

또한 익산의 번화가였던 영정통. 이제는 예술문화의거리로 탈바꿈하고 있지만 이곳의 역사도 의미가 있는 곳이다. 개발도 중요하겠지만 역사가 곧 관광상품이 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제공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