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최초로 터널이 갤러리로 변신한 곳이 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어 앞으로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 이곳이 바로 '마중물갤러리(대표 이계욱)'다.

기존 전라선을 복선으로 공사하면서 신리터널이 폐터널이 돼 그대로 방치돼 있던 이 곳이 갤러리로 변해 '발상의 전환'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다. 이계욱 대표는 "전국최초로 터널을 갤러리로 만든 곳"이라고 밝혔다.

길이 225미터, 높이 7.5미터, 너비 4미터인 이 신리터널은 1931년 10월에 만들어져 터널로 사용하다 1999년 5월경 이 곳 옆에 복선화 터널이 완공돼 폐터널로 남아 있었다. 현재는 이곳 마중물갤러리 옆으로 열차가 지나고 있고 역시 새로운 터널이 있다.

▲ 공사하기 전의 신리터널의 모습(사진 = 오명관)

이에 본 기자는 발상의 전환을 확인하러 지난 성탄절(25일)에 찾아가 봤다.

옛 터널임을 알 수 있는 반원 형태의 입구.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천장은 터널 그 모습 그대로 있다. 안내데스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보니 와인바를 비롯 간단한 음료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 나온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책을 있을 수 있는 북카페도 마련돼 있다.

소박하게 마련돼 있는 공연장을 지나니 메인 전시실이 나온다. 현재 최용성 작가의 '제108회 성화전 / 제8회풍경화' 개인전과 개인전실(세미나실)에서는 김성장 선생의 '時와 서예' 개인전이 전시중이다.

특히 임종체험관이 더욱 관심을 끈다. 유언장을 작성한 후 직접 관 속으로 들어가 죽음을 생각하고, 그 죽음으로 인해 가족이나 친구 등 많은 이들의 아픔을 생각하게 하는 코스로 한 번 쯤은 경험하고 싶은 곳이다. 나를 돌아보고 가족을 생각하게 한다고 한다.

이외에도 세미나실과 암거체험관, 바비큐장과 족구장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마련돼 있다. 이곳 터널 내부온도는 1년 내내 영상 14도를 유지하고 있어 겨울철에는 따뜻하고 여름철에는 시원함을 준다.

▲ 시나브로국악단이 공연하고 있는 모습(사진 = 오명관)

이계욱 대표는 "충남 아산에서 ‘옹빔박물관’을 운영하던 중에 복선 전철이 들어서면서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었다"며 "그런데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전라선 폐터널 15개를 임대한다는 공고문을 보고 인터넷 항공사진으로 확인하고 곧바로 2월 어느 날 새벽에 바로 달려와 봤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주에 있는 아중 1터널과 2터널이 욕심 났지만 이미 이곳은 전주시가 레일바이크 사업을 한다고 임대해 포기하고 이곳 신리터널을 바로 계약하게 됐다"면서 "일단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마중물갤러리 외부의 모습(사진 = 오명관)

이곳에 갤러리를 하게된 이 대표는 예술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사실 제가 미술인을 많이 알고 있는데 이들이 마땅하게 전시할 수 있는 공간도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작업실도 없어 힘겨워하는 것을 보고 이들에게 좋은 공간을 마련해 주자는 뜻으로 꾸몄다"고 이 대표는 말한다. 그래서 갤러리 이름을 '마중물'로 정한 것이라고...

지금이야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펑펑 쏟아져 나오지만 예전에는 우물 같은 곳에 펌프를 설치해 물을 끌어 올려 쓰던 일명 작두펌프에 물을 한 바가지 정도 붓어야 물이 나왔는데 여기서 한 바가지 붓는 물을 '마중물'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물을 끌어 올리기 위해 마중간다는 뜻이다.

이렇게 발상의 전환을 보여준 '마중물갤러리'. 개관한 지 이제 겨우 1개월하고 10여 일이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알았는 지 알음알음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발상의 전환'의 힘이 아닐까?

마중물갤러리를 이용하려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 대인(어른) 3000원, 소인(초.중.고생) 2000원이며, 단체 15인 이상은 1명당 2000원이다. 부모 동반 시 7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무료이다. 임종체험관은 무료이고 암거체험관과 세미나실은 유료다. 새해 1월부터 다양한 공연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 마중물갤러리 내부 모습(사진 = 오명관)

이곳을 찾으려면 네비게이션으로 전북 완주군 상관면 신리 산2-9번지이나 주차장(약 40여대 주차가능) 주소인 전주시 완산구 색장동 706-2번지로 하면 된다. 내비게이션에 '신리 월암교'로도 가능하다.

체험관이나 세미나실 등 예약 문의는 이계욱 대표 010-8757-0765로 전화하면 된다. 기타 궁금한 내용은 홈페이지( http://www.priminggallery.com )에서 확인 가능하다.

▲ 지도출처 = 포털사이트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