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정치시민넷(대표 손문선) 초청강연회가 지난 13일(월) 저녁 7시 좋은정치시민넷 사무실에서 가진 가운데 이날 ‘사회적경제 어제와 오늘’이라는 주제로 황의성 이사장(사랑의 손길 새소망)의 강연이 있었다.

손문선 대표는 "황의성 이사장은 1세대 사회적 기업인으로 익산에서는 제1호 사회적 기업을 운영했다"면서 "처음에는 직원 2명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정식 직원만 160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간제로 일하는 직원을 합치면 250명이 넘는다고 한다"면서 "사업 분야는 대부분 인력집약형으로 주간보호시설, 급식사업, 특수보조원파견사업, 성인야학교 운영, 장애인 일자리사업, 장애아동재활 치료사업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글ㆍ사진 제공 = 좋은정치시민넷)

다음은 황의성 이사장의 강연 내용 전문이다.

▲ 사진제공 = 좋은정치시민넷

20대 국회가 개원되면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처음으로 받은 이틀(5월 30일, 31일)치 수당 의원당 66만 5천 원을 장기 채무 연체자들의 채무를 소각해 주는 '주빌리 은행(비영리민간단체)'에 기부하여 악성 가계 부채 소각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이는 1억 원어치의 악성 채권을 소각할 수 있는 돈으로 소속의원 123명이 모두내면 123억 원어치의 채권을 소각했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세비 기부액은 8,179만 5000원으로 2,525명의 생계형 채무자가 채무로 부터 해방이 되었다고 한다. 소각된 부실채권은 모두 10~20년 이상된 장기 연체 채권으로 원금 400만원 이하의 소액채권이 대부분을 차지한고 한다.

프랑스, 미국 등은 비영리단체가 자발적으로 사회적 경제 분야를 만들어 왔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정부에서 만들고 유입시켜 자생력을 못 만들어내고 공공기관과 계약기간이 끝나면 소멸되는 구조를 양산하였다.

사회적 경제를 사회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로만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데,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거시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사회적경제는 자유 시장경제에 대한 비판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운동으로 시작된 것으로 이를 놓쳐서는 안 된다.

▲ 황의성 이사장이 강연하고 있다.(사진제공 = 좋은정치시민넷)

우리나라 사회적 경제 현실은 국가에 포섭되고 시장에 목숨을 맡긴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사회적경제가 제도에 휘둘리고 시장 생존 전략에 발목이 잡혀있는 이유는 철학과 사상의 부재에서 발생했다고 본다.

사회적경제가 시민사회에 공통분모와 합집합을 만들어 준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여성, 노동, 빈민, 인권, 환경 등 부문별, 영역별로 분산되고 고립되어 활동해 오던 시민사회조직이 사회적 경제라는 우산개념으로 모이게 되었다. 시장과 국가의 틈바구니에서 권리옹호, 저항집단으로만 여겨지던 존재에서 경제의 일주체로 인식되었다. 시민사회 조직이 국민의 삶의 분야로 활동영역이 확대되었고 대안적 역할로 진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적경제는 공동체 구성원의 호혜협력과 사회연대를 기반으로 공동체 구성원의 공동의 이익과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기 위한 경제활동이다. 사회적경제조직이 사업 활동을 통하여 재화와 용역을 생산, 유통, 교환, 소비하는 민간부문의 모든 경제활동을 말한다. 사회적경제조직으로는 사회적기업육성법의한 사회적 기업, 행자부 지침에 의해 실시되고 있는 마을기업,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해 활동하고 있는 협동조합 등이 있다.

사회적경제는 1970년대 유럽의 복지국가 모델이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민간차원에서 시작되었다. 성장을 통해 지역의 경제 활성화나 고용창출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진단이 생기면서 비영리기관에서 시작한 운동이 사회적경제 운동이다.

사회적경제의 운영 원리는 이윤보다는 구성원들의 집단적 이해를 우선, 독립적으로 경영, 민주적인 의사결정, 이윤의 분배에 있어서 자본보다는 구성원과 노동자에게 우선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사회적기업에 사회적 공헌활동 의무조항이 없었는데 이제는 제도화 되어 사회공헌에 잉여금의 일정비율을 사용해야 하며, 의사결정 구조도 노동자대표, 경영자대표, 이용자대표 등이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화 되었다.

사회적경제는 자본주의 시장 질서 안에서 탄생한 것으로 보는 견해 강하며, 우리나라의 경우는 한국전쟁 이후 신협운동을 사회적 경제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현대적 사회적경제 모델은 1990년 초 빈민지역의 생산 공동체로 보고 있으며, 이후에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공공근로사업, 자활근로사업이 있었으며 정부에 의한 공공부조 성격이었다.

▲ 사진제공 = 좋은정치시민넷

2003년부터는 노동부에서 사회적일자리 창출사업으로 보건, 사회복지, 교육 등 사회서비스 부문의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을 추진하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사업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유럽과 일본의 것을 짬뽕해서 만든 것이 사회적기업 육성법이다.

사회적기업의 육성의 취지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취약계층에 대한 공공성 확보에 있었으나 지금은 일자리 창출만 우선하는 것으로 변질되었다.

지금까지의 사회적경제는 사회적 관점 없이 일자리창출이나 서비스 제공 등의 기능론적으로 만 접근하는 측면이 강했다.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종합적이고 거시적인 사고 없이 사업으로만 접근한 것이다.

현재의 한국 사회적경제는 제도에 휘둘리고 시장 생존 전략에 발목이 잡히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러한 결과는 사회적경제를 조직과 그 역할로만 사고하고 철학과 사상이 없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판단한다. 사회적경제는 공동체 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

사회적경제를 보면 담론만 있고 구체적인 실천전략은 부재하다. 현장에서 대안을 만들고 실천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

사회적경제 분야는 조직간에 대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앞으로 익산도 사회적경제 관련 조례도 만들어지고 연대체도 구성이 되어야 할 텐데 풀어가야할 숙제라고 본다.

한국의 사회적경제 분야는 제도에 기대어 발전을 해왔다. 자활지원사업,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 사회적기업 육성법,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등 제도와 동시에 발전을 해왔기 때문에 독자적인 경로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부족하다.

지금은 사회적경제의 정책이 지역화되고 있다. 처음에는 고용노동부에서 추진하다가 지금은 대부분 역할을 광역자치단체로 이관하였다. 각 부처에서 다양하게 추진하는 사업을 광역자치단체가 해야 하기 때문에 깔대기행정이라는 말이 있다.

정부 부처들의 사업이 자치단체로 이전되면서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곳이 없어서 정책들이 충돌하고 있으며, 칸막이 행정의 사례로 변하는 어려움이 있다. 다행이도 전주시의 경우 행정조직으로 사회적경제지원단이 있고, 완주군는 CB센터가 있어서 관련 업무를 총괄하여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는 있고 우리나라에는 없는 것이 사회적경제기본법이다. 스페인 사회적경제법, 캐나다 퀘벡 사회경제법, 프랑스 사회적연대경제법이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다. 2015년 사회적경제기본법 입법이 되었지만 무산 되었다. 20대 국회에서 사회적경제기본법이 제정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금이 필요하다. 19대 국회에서 클라우드펀딩법이 통과 되었다. 사회적경제 분야가 정부와 시장에서 좌지우지 안 되기 위해서는 기금이 필요하다. 앞으로 클라우드펀딩에 대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완주군은 사회소통기금으로 200억 원을 조성하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산업혁명 후 시작된 야만적 자본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출발했다고 본다. 사회의 관점으로 사고하고 행동한다는 의미다.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사회적경제 지원 및 생태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전라북도에서 전주시와 완주군에 관련 조례가 있고, 익산시의 경우에는 의회에 올라간 상태로 알고 있다. 민관연 거버넌스 구축과 사회적경제 내 조직간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각 조직별로 자기 것을 내려놓고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적경제 활성화와 생태계 조성을 위한 중간지원조직이 설립되어야 한다. 중간조직에서는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인프라 구축과 인큐베이팅, 신규 사업 발굴 및 육성, 판로개척 확대 등의 기능을 해야 한다.

익산형 사회적경제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먼저 사회적경제 전수조사를 통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작업을 해야 한다. 지역 내 친사회적경제 분야가 많은데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

사회적경제는 의도가 좋다고 잘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사회적으로 좋고 어려운 계층을 위한다는 감성적 마케팅으로 접근하여 일부 성공하지만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가 처음에는 물건을 사주지만 변화를 주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한다.

사업초기에는 창업가의 희생이 필요하다. 목표에 대한 균형감, 공동체에 대한 접근이 있어야 한다. 단기적인 성과에 목을 매면 안 된다. 장기적인 안목이 필수다. 사회적경제는 우리에게 대안경제로서 꼭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