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은 오는 8일(금)부터 9월 18일까지 미술관 제1ㆍ2전시실에서 <전북지역 작가 재조명 : 미술가의 언어>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이 지역 미술문화의 발전가능성을 모색하고, 현대미술의 실험성과 미래적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다.

이번 전시는 전북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의미 있는 창작활동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재)익산문화재단ㆍ(사)한국미술평론가협회의 추천과 인터뷰, 토론 등 의견 수렴의 과정을 거쳐 전시에 참여할 6인의 작가를 선정했다.

이 전시에 초대된 김수자, 김상태, 선기현, 엄혁용, 이강원, 조헌 작가는 1980년대 후반 등단 이후 작품의 다양한 모티브, 형식과 내용, 의미와 주제, 작품의 설치방법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며 자신만의 주관과 개성을 표출한다.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은 지역미술의 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담론, 그 담론을 표상할 작가들을 지속적으로 증강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작가의 아틀리에에서 창작된 작품에 주목했다.

초대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보면 김수자는 캔버스 화면에 회화적 과정을 부가하고, 그 위에 실을 매개로 한 바느질을 통해 옷을 재현하고 중첩시킨다. 바느질 자체는 여성 고유의 감수성과 자의식의 표현이며, 화면 위에 재현해놓은 옷은 일상생활에서 작가가 느끼는 감정인 공허함과 가벼움이다.

▲ 익산예술의전당 본관 미술관

엄혁용은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증거물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물성이나 조형성을 모색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인 ‘직지(直指)’를 조형적 어법으로 해석하고 새로운 공간 속에 재배치하여 전통과 현대의 새로운 만남을 시도했다.

선기현은 키치(Kisch)적인 작품에서부터 구상화, 반추상화 등 장르의 경계를 없앤다. 작가는 삶과 일상의 형상을 구체적으로 혹은 추상적이고 은유적으로 압축하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삶과 예술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다.

이강원은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면서도 관람거리-미적거리를 마련한다. 작가는 일상생활의 경험을 시각적 경험으로 전환시키는 동시에 비현실을 현실화시키는 작업을 지속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먹의 농담과 향기를 이용하여 “심연(深淵)”의 깊은 어둠을 미니멀한 형식으로 담아낸다.

김상태는 존재의 흔적과 일상의 풍경을 즉흥적으로 형상화한다. 작가는 회화적인 과정으로 덧칠하고, 판화적 요소로 재차 깎고, 다시 덧칠하는 과정을 치열하게 반복한다. 작가의 그림에서 원색의 색채와 반복되는 모티브는 자신의 개성과 아이덴티티를 표상하는 자기표현도구이다.

조헌은 은유적으로 자신을 비롯한 주변과 사회를 바라보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시선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지양하고, 자신의 시각을 여과하고 재구성하는 조형적 필터를 통해 관조자적 입장을 취한다. 일그러진 이목구비, 무기력한 표정, 광기 어린 공격적인 시선은 작가 자신이 느끼는 모순된 사회에 대한 양면적 시각이다.

이번 전시는 지역의 미술이라는 틀 안에서 벗어나 동시대 미술문화 안에서 전북 지역미술의 발전가능성에 대해 모색하고자 기획되었다. 6명의 초대 작가는 자신만의 주관과 개성의 표현인 '언어'를 표출하기 위해 소재 선택과 주제의 표현 방식에서 유연한 장르의 혼용을 보여준다. 미술가의 작품은 우리 미술 ‘정체성’의 한 단면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전북지역 작가 재조명 : 미술가의 언어> 전시회는 7월 8일부터 9월 18일까지 총 62일간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진행되며 화요일~일요일(매주 월요일 휴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사)한국미술평론가협회ㆍ(재)익산문화재단가 참여하는 전시연계 세미나는 8일(금)과 9일(토) 양일간 열린다. 이번 전시에 대한 문의는 063) 859-3317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