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이들에게 신용보증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신보, 기보 등 정책금융 기관이 오히려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업상 어려움으로 부도나 폐업에 처한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해 재기의 기회는 주지 못할망정, 회수도 제대로 되지 않는 채무불이행자 등재 제도를 통해 이들을 신용불량자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산업통상위원회 조배숙 의원(국민의당·전북 익산을)에 따르면, 2016년 8월말 현재 신보, 기보, 서울보증보험 등 정책금융 기관에 의해 법원에 채무불이행자로 등재된 사람은 신보가 1만177명, 기보 5천278명, 서울보증보험 5만5290명 등 총 7만745명에 이르고 있고, 이들이 갚아야 할 채무액은 5조768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보 등 정책금융기관이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을 법원의 채무불이행자 명부에 등재시키는 이유는 이들이 부도나 폐업 등의 이유로 채무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이들에게 채무이행을 강제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원에 채무불이행자 등재 이후 실제 회수된 금액은 전체 채무불이행 금액 5조7680억 원중 993억 원으로 1.7%에 불과해, 채무불이행자 명부 등재가 실효성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채무불이행자 명부 등재 제도는 채권 회수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고, 오히려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재기 기회를 박탈하고 이들을 신용불량자로 내모는 수단으로 전락한 바, 즉시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배숙 의원은 “신보나 기보 등 정책금융의 역할은 어렵고 힘든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든든한 빽이 되어주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사업이 어려워져 부도나 폐업에 처한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지는 못할망정, 신용불량자로 낙인찍고 ‘빚갚아라’협박하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라”며 “실효성도 없고 오히려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벼랑끝으로 내모는 ‘채무불이행자 등재 제도’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보와 기보는 담보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에 기업의 신용도 등을 심사하여 신용보증서를 발급해주고, 기업들은 이 보증서를 갖고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는다. 서울보증보험 역시 소상공인 등 개인 및 기업이 각종 상거래시에 필요한 신용공여를 목적으로 설립된 보증전문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