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언론의 시발점과 우리 언론의 암울한 시절

② 언론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③ 언론과 정치인은 공생관계?

④ 언론의 이중적인 모습

급변하는 사회환경으로 인해 다양한 언론이 탄생하며 가히 언론의 천국이라 할만큼 넘쳐나고 있는 가운데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우는 지역언론도 많이 생기고 있는 요즘이다.

20년 전 오늘. 전두환 정권에 맞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꽃다운 나이에 희생하며 독재정권 타도를 외치며 이끌어냈던 민주주의는 1990년에 들어서자 지방자치단체가 부활하여 선거를 치루기도 했다.

마침 지난 9일 저녁 'KBS 미디어포커스'에서는 지난 날을 반성하는 미공개된 전두환 정권시절의 영상을 방영했다.

이 영상에서는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 앞에 각 언론사가 알아서 충성맹세를 하는 장면을 보고 있자니 언론사가 아닌 전두환 홍보지 또는 홍보방송사로 바뀐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대한민국 언론 역사상 가장 비참하고 부끄러운 사건이라고 단정하고 싶다.

이렇게 전두환 정권 앞에 우리의 언론은 서로 밉보이지 않기 위해 경쟁적으로 당시 신문과 방송은 전두환을 찬양하고 화려한 미사여구(아름다운 말로 듣기 좋게 꾸민 글귀)를 만들어내며 갖은 아부를 떨어야만 했다.

그러나 전두환이 떠나고 노태우가 되자 이제는 노태우 찬양에 열을 올렸고 문민정부가 들어서자 언제 그랬냐듯 전두환과 노태우를 독재자로 칭하면서 김영삼을 찬양하며 또한 그렇게 지내왔다.

우리의 언론은 바뀌는 정권마다 옷을 갈아입으며 늘 정권 앞에 아부하면서 국민들에게는 윽박지르는 못된 버릇을 가지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서슬퍼렇던 군사독재정권을 보낸 후 민주화가 되고 언론 자율화가 되면서 새로운 권력기관으로 언론사가 급상승하자, 이제는 정부보다 언론의 권력이 무섭다고 할 정도로 득세하고 있다.

국민들의 피와 열정 그리고 희생으로 만든 민주화 바람에 무임승차한 언론사들은 반성없이 그 권력을 행세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이제는 정치인들이 언론사의 눈치를 보며 또한 언론플레이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홍보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본 기자가 서울에 있을 때 한 정치인으로부터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 어떤 지역구에 출마할 예정인데 신문사를 창간했으면 한다. 자금은 얼마든지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단, 자신이 지원하고 있다는 것은 밝히지 말고 단지 자신의 일거일투족을 신문에 보도하는 형식으로 알렸으면 한다는 취지였다.

당선만 되면 더욱 적극적으로 신문사를 밀어주겠다는 것.

본 기자는 거절했다. 가시밭길을 갈 지언정 평탄한 길을 가지 않겠다는 신념과 함께 아부하는 성격이 되질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언론이 정치인들과 결탁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방송사 앵커 출신이나 신문사 편집국장 또는 유명한 기자인 경우에는 정치권에 발을 담궈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자유를 갈망하며 많은 국민들의 희생으로 이룩한 민주주의 앞에 우리 언론은 재빠르게 정치권과 결탁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신뢰를 더욱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이제는 기자와 정치인은 서로 상생하는 동반자가 된 듯하다.

작년 2월경에 당시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이 동아일보 여기자 성추행사건으로 크게 이슈화가 된 적이 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여기자 성추행사건으로 이슈화되었지만 반면에 언론사와 정치인들의 술자리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갔다.

이날 행사는 한나라당 신임 당직자들과 한나라당 출입기자들이 상견례를 하기 위한 간담회 겸 만찬이라는 것.

이렇게 기자들에게 신임 당직자들과 친해지도록 마련하는 자리인데 술을 얻어먹은 기자들이 과연 그 정치인들에게 얼마나 비판을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국민의 성격상 공.사 구별이 솔직히 명확하지 않은데 말이다.

또한 최근에는 농림부에서 출입기자들에게 술접대 및 성접대를 해 물의를 일으켰던 기사가 나오기도 했고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이명박 후보들은 선대위원들을 대거 언론인 출신이거나 언론인 의원들을 대거 포진시켰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기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대우를 하므로써 언론인들에게 특권층의 한부류라는 착각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다가 정치인들과 손잡은 언론인들이 자신들을 언론인이라고 운운하는 것은 꼴불견일 뿐만 아니라 부끄러운 일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이곳 저곳에서 수많은 신문사들이 탄생하고 선거가 지나면 폐간하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다. 이는 언론사를 통해 정치인들이 자신을 홍보하고 알려 당선 또는 낙선되면 폐간시키는 등 자신을 홍보하기 위한 홍보지 역할로 신문사를 만들기 때문이다.

자본에 의해 잠식되어가고 있는 언론사. 정치인과 기업인으로부터 자금이 나오기 때문에 언론사들도 고민이 많다. 국민들의 힘으로 언론사가 지탱하기에는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이것이 오늘날 언론사들의 고민거리임을 솔직하게 고백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국민들로부터 멀어져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힘들어도 국민들 편에 서서 함께해야 한다. 정치인들과 한 부류를 형성해 자신의 권력을 더욱 유지하려고 할 때 결국 국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게 될 것임을 명심하고 스스로 언론인으로써 양심적인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20년 전 독재정권에 맞서 온 국민들이 저항했다면 제2의 6월 항쟁으로 언론인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스스로 낮은 자리로 가 국민과 함께해야 할 것이다.

사실 본 기자도 2개월 전 한 대선주자 관계자로부터 익산지역 선대위원을 맡아달라는 연락을 받은 적이 있었다.

솔직히 고민했었다. <익산시민뉴스>가 재정적으로 매우 열악해 자금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는 유혹이 매우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절했다.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뉴스'를 하겠다고 했던 <익산시민뉴스>가 열악한 재정적인 문제로 이것을 포기하고 정치인과 결탁한다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자존심의 문제였다.

힘들어도 <익산시민뉴스>는 시민과 함께하고 서민들의 아픔을 대변해 서민의 벗으로 남는 것이 더욱 값진 것이고 비록 작고 보잘 것 없는 지역의 인터넷 언론사지만 잡초처럼 성장해 진정한 서민의 신문으로 자라고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