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부터 익산역 중앙 지하차도 공사를 위해 차량 통행을 통제했지만 통행로 2곳 중 1곳만 폐쇄해 지금까지 통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익산시는 기존 지하차도를 완전 철거하고 차도를 4차선으로 새롭게 건설해 2013년 7월까지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공사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익산시와 시공사 측에서는 이곳을 통해 통행했던 시민들의 불편함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더니 다음주(3월8일-14일) 중에 나머지 한 곳도 폐쇄할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대책을 세우기도 했다. 그 대책이라는 것이 고작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된다면서 증차시켰다는 것인데 이곳을 통해 통행했던 시민들이 버스를 탈 줄 몰라 도보로 다닌 것으로 착각하는 듯 하다.

익산시 송학동과 모현동은 익산역을 중심으로 서부지역이고 중앙동을 비롯 나머지 지역은 동부지역으로, 서부지역은 아파트가 있는 주거지역이다.

동부지역은 교육시설을 비롯 경제활동과 전통시장 등이 있는 상업지역이기도 하지만 익산역을 통해 열차를 이용하는 서부지역 주민들에게는 지하차도가 매우 유용하다.

또한 지하도를 통해 걸어다니면 불과 5분도 안되는 거리를 우회할 경우에는 20분에서 30분 정도 걸린다. 이렇게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음에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참아달라는 식의 태도는 문제가 많아 보인다.

최소한의 통행권 조차 보장해 주지 않고 요금을 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처사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살림에 더욱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본 기자는 1시간 여 동안 통행로 출입구에서 많은 시민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영상에 담지 않는 조건 하에 응한 분도 상당수 있었다.

한 여성 시민은 "폐쇄를 한다면 우회하더라도 걸어다닐 것이다"고 말했고 한 남성 시민은 "어쩔 수 없이 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또 한 시민은 "육교같은 것이라도 설치해 줬으면 한다"며 "버스도 좋지만 아무때나 통행할 수 있는 것이 좋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하도를 이용하는 시민들 대부분이 학생, 여성 및 주부, 어르신들로 상대적으로 약자에 속하는 분들이 많았고 더욱 놀라운 것은 버스를 이용하는 것보단 도보를 더욱 선호한다는 것이다.

사실 본 기자의 주장은 차단되어 있는 동쪽과 서쪽의 출입구를 기준으로 셔틀버스를 주장했었지만 한 어르신은 "버스보다는 가교(육교)를 설치해 줬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어르신도 같은 말을 하기도 했고 학생들도 역시 도보로 다닐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북기계공고에 다닌다는 남학생 4명은 등교할 때에는 택시를 타고 가지만 하교할 때에는 30~40분되는 거리를 걸어서 집에 간다고 한다.

익산의 학생 시내버스 요금이 880원으로 4명이 탈 경우, 3520원 정도 나온다. 하지만 4명이서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2200원)에서 2500원 정도 나온다는 것. 즉, 버스요금보다 더 저렴하고 학교 앞까지 간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민들은 조금이라도 아껴보려고 하는데 익산시는 수수방관하다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공사를 강행해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지하도를 걸을 때마다 들리는 엄청난 소음과 하늘을 볼 수 있을 정도의 구멍들을 곳곳에 내놓고 시민들을 무언의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공사관계자도 시민들이 불안해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할 정도인데 시민들은 오죽하겠는가?

더구나 지하도의 안은 어두워 사람이 거의 코 앞에 올 정도까지 식별이 잘 되지 않아 걸어갈 때 불안함을 느낄 정도인데 한 여학생은 "낮에는 그나마 조금은 낫지만 밤에는 엄두도 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익산시는 화려한 도시 꾸미기에만 열정을 쏟을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이라도 시민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행정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더구나 이번 익산시의 슬로건이 "시민이 먼저입니다"라며 홍보하면서 정작 시공사의 공사 일정에 차질을 주지 않기 위해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공사부터 진행시키는 익산시의 행정을 보노라면 "시민은 뒷전입니다"가 아닌가 싶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와 판도라tv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