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토) 밤 11시 15분에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이 나간 후, 익산경찰서 경찰의 협박과 폭행에 의해 허위진술로 '억울한 옥살이'를 주장하고 있는 15살 소년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 방송이 나간 후, 많은 네티즌들이 익산경찰서 홈페이지를 찾아 비난하고 있으며 16일(일) 오후 8시 현재 '자유게시판'이 제대로 열리지 않고 있는 상태다.

분노한 네티즌들은 '진정 폭력수사가 과학수사란 말인가?', 재조사 바랍니다. 당신들의 자식 같았으면 과연', '양아치, 조폭같은 놈들이 경찰? 니들이 인간이냐?'라는 등 비판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방송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13년 전인 2000년 8월 10일 새벽 2시 경, 익산의 약촌오거리에서 40대 택시기사가 어깨와 가슴 등 12곳이 칼에 찔려 숨친 채 발견됐고 동네 다방에서 배달 일을 하던 15살의 최군이 나타나 범인을 목격했다고 한다.

경찰은 최군의 증언을 토대로 범인의 몽타주까지 확보했으나 3일 뒤에 최초 목격자였던 최군을 범인으로 검거한 것이다.

당시 경찰은 최군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기사와 시비가 붙어 가지고 있던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다는 것. 그리고 최군은 범행일체를 자백해 10대가 저지른 우발적 살인 사건으로 종결했다.

하지만 최군은 수사과정에서 경찰의 협박과 폭력 때문에 허위 진술했다고 주장했는데 인터뷰 내용에 "'네가 했잖아, 칼 어디 있어, 어떻게 죽였어'라고 물었고 최군은 '제가 계속 아니라고 해도 강압적으로 몰아 붙였어요. 목숨의 위협을 느껴서 결국..."이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당시 최군의 소지품에서 단 한 방울도 피해자의 피가 검출되지 않았고 택시에서는 최군의 지문조차 나오지 않았다. 물적 증거를 찾아내지 못한 채, 자백만으로 구속돼 결국 2심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해 10년형을 선고받고 소년교도소에 들어가게 됐다.

그리고 3년 후인 2003년에 군산경찰서는 진범인 김모씨를 붙잡아 조사한 결과, 범행 상황과 관련해 시종 일관된 진술이 있었던 반면, 최군의 진술은 바뀌게 돼 김모씨가 진범으로 확신했으나 결정적으로 증거가 나오지 않아 김모씨가 '자신의 진술은 허위였다"라는 말 한마디에 검찰은 사건을 종결시킨 것이다.

이에 SBS '그것이 알고 싶다'팀은 진실을 찾아 내려고 혈흔 실험 등 과학적인 검증으로 다각도로 조명했고 최군을 범인으로 지목하게 만든 진술서에 나타난 의문점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당시 택시의 운행상황을 보여주는 타코미터 기록에 대한 감정을 통해 최군이 물리적으로 범행을 저지를 수 없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기하고 새로운 목격자를 찾아내 당시 수사에서 놓쳤던 약촌오거리의 중요한 진실을 밝혀내고자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군은 10년을 복역하고 나왔지만 최근 근로복지공단에서 1억4천만 원의 구상권 청구소송이 제기돼 피해자인 택시기사 유가족에게 지급된 4000만 원에 이자로 1억 원을 붙여 구상권을 청구했다.

마지막으로 '그것이 알고 싶다'팀은 출소 후에도 살인범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최군과 그 가족은 재심청구를 준비 중이지만 '신규성'과 '명백성'을 기준으로 삼는 대한민국에서는 재심청구가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 다른 나라에 비해 재심청구 결정이 어려운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양승일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15살 소년이 강압수사에 못이겨 허위 자백을 하고 살인죄의 누명을 쓴채 10년 옥살이. 당시 담당 경찰, 검찰 모두 모르쇠. 최근 봇물처럼 쏟아지는 재심 결정과 무죄 판결. 그러나 그와 관련된 검사와 판사 누구 하나 사죄하지 않는다"며 "당시 시대적 상황에서 어쩔수 없었다면 사실 그대로 용서를 구하면 될 일이다. 나아가 법적 조치도 취해지지 않는다. 그들이 누구인지 공개되지도 않는다. 안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하루 빨리 재심제도의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