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는 지난 11일에 익산 모현우남아파트 103세대 대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40조'를 근거로 긴급 대피명령을 발표해 이제 주민들은 이곳 아파트를 떠나야 하지만 익산시의 갑작스런 발표와 이주 대책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해야 할 지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에 오늘(15일) 오후 6시 30분에 한웅재 부시장을 비롯 안전과 주택을 책임지는 주무부서인 안전총괄과 김영일 과장, 주택과 배수문 과장을 비롯 김용범 기획행정국장 등 공무원들과 주민 약 100여 명이 아파트 주차장에 모였다.

▲ 한웅재 부시장 등 관련 부서 과장 등이 아파트 입구에 올라가자 주민들이 몰려가고 있다.

한웅재 부시장은 “농협으로부터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익산 주변에 있는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도록 조건을 완화하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말한 뒤, 관련 부서 과장이 설명을 이어갔다.

배수문 주택과장은 “아파트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관내 미분양 아파트를 조사 중에 있다”며 “현재까지 확보된 아파트는 배산 부영1차, 어양 부영1차와 2차, 대신쉐르빌, 목천 한스빌, 동산 동신, 마동 주공1단지와 2단지 등을 물색해서 공가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 입주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겠다”며 “주택과에 전용 상담창구를 마련한 상태로 언제든지 상담하러 오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금융권 대출에 관련해서는 농협 익산시지부에 우남아파트 주민을 위한 전용 상담창구를 마련했다”며 “입주민에게는 임차 보증금 80% 범위 내에서 융자 지원할 수 있도록 협의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배 과장은 또 “타 금융권 융자에 대해 알아 본 내용을 주택과나 시 행정에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지 융자 받을 수 있도록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일 안전총괄과장은 “재난대피 명령을 내리면 재난지원 기금으로 이사하는 세대에 대해서는 120만 원 범위 내에서 실비로 지원하게 된다”며 “3000만 원 이하의 융자를 받게 되면 이자를 납부하게 될 텐데 이 이자를 익산시 재난기금으로 받아 아파트 주민들에게 다시 돌려주기로 농협과 합의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렇게 익산시는 주민들에게 알린 가운데 한 아파트 주민이 질문을 던지면서 한 동안 소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A주민은 “오늘 오후에 모현아파트가 재난지역이다라는 공문을 보내와 받았다”며 “왜 재난지역인지 명확하게 말해 달라”고 요청했고, 한웅재 부시장은 “이 아파트가 준공된 지 10년 만에 DE등급으로 돼 있고 그 동안 시에서 이와 관련된 보수 보강을 한 번도 안한 것으로...”라고 말을 이어가려 하자, 다시 A주민은 “왜 보수 보강을 하지 못했는지 알고 있는지 알고 있느냐고”고 다시 물었다.

이에 담당 공무원은 “(아파트의) 내부적인 일이기에 그것은 알 수 없다”고 말했고, A주민은 “재난지역이라고 공문을 보낸 것이 맞냐”고 재차 물었고, 주택과장은 공문을 정확하게 읽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공문을 받은 주택과장은 “재난위험시설로 된 공문”이라고 말하자, A주민은 다시 “무엇 때문에 이곳이 재난위험시설이냐”고 따져 물었다.

주택과장은 다시 “이곳은 2002년 12월 31일자로 D급 판정을 받은 이 아파트가 재난관리 시스템에 의해 재난위험시설물로 등재가 돼 있다”고 말했다.

A주민이 같은 질문만 되풀이하고 있자, 주민들이 하나 둘 씩 말을 하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B주민이 A주민을 향해 “이 아저씨(A주민)에게 비가 새서 방수 공사를 맡겼는데 지금도 비가 새고 있다. 아저씨는 할말이 없다”면서 언성을 높였고, 이곳 저곳에서 봇물 터지듯 주민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자 A주민은 할 말이 없는 듯 더 이상 말이 없었다.

또 다른 C주민은 “시에서 나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지원되는 것은 없는 것 같다”며 “주민 중에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사람도 있고 여러모로 힘든 분들도 있는데 시는 그저 융자받고 이사가라고 하는 것은 길바닥에 나앉으라는 이야기”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3000만 원 융자금 가지고는 전세도 들어가기 힘든 상황”이라며 “시가 나가라고 했으면 대책을 세워 줘야지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김갑섭 입주자 대표는 “시에서 재난대피 명령을 내린 것을 탓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런 대책도 없이 무조건 발표해 주민들이 혼란에 빠져 있다‘며 ”재건축하기 까지 최대 5~6년이 걸릴 텐데 그러므로 시는 심사숙고해서 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에 사는 분들이 여유로운 주민들이 거의 없는데 융자를 받아 이자를 납부하게 되면 생활 자체가 어려워지니깐 익산시는 무이자 등으로 부담을 줄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택과장은 “저희가 밝힌 그 이상을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상태이므로 오늘 주민들의 이야기를 충분하게 들었으니 최대한 주민들 입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준공된 지 약 10년이 지난 후부터 부실시공을 주장하며 시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했고, 그 동안 2차례의 안전진단으로 D등급과 E등급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안전진단한 결과, D등급이라고 판정했다.

이렇게 10년이 걸린 소송결과 시공사로부터 7억4000여만 원의 손해배상을 받았지만 이후부터는 주민들간에 편으로 갈라져 서로 소송하면서 일부 비용을 사용하게 됐고, 결국 재건축 또는 보수보강 공사가 잘 이뤄지지 않았고 지금까지 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