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일) 오전 10시에 익산시의회(의장 조규대)는 제179회 제1차 정례회 폐회를 앞두고 박경철 시장을 출석시켜 시정질의를 하려고 했으나 불참으로 인해 10분만에 정회가 됐다. 이후 의원들끼리 간담회를 갖고 11시에 본회의를 속개해 박경철 시장에 대한 규탄 성명서를 채택하고 11시 30분에 익산시청 브리핑룸에서 박경철 시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조규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제7대 익산시의회를 개원하고 처음으로 하는 시정질문에 박경철 시장이 불참했다”며 “이에 익산시장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채택하고 시민들에게 그 동안의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면서 말을 이어갔다.

조 의장은 "부시장을 비롯한 관계공무원까지 참석하지 못하도록 지시를 내린 사상초유의 사태를 야기했고, 특히 지역을 대표하는 25명의 의원을 대표하고 시민의 대표인 의장을 시장 개인의 감정적인 문제로 시민을 위한 시정질문에 불참을 통보한 것은 시민과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의회 민주주의를 말살시키려는 박경철 시장을 규탄하기로 한 것이다"고 밝혔다.

조 의장은 또 "최근 박 시장의 공약이자 집행부가 시행하려는 광역상수도 전환, 시청 일부 부서 북부권 이전, 금강동 하수슬러지처리장 공사 중단 등 의회와 소통하지 않고 일방적인 추진에 대해 예산이 부결됐다"고 말했다.

"이와 아울러 아무런 준비도 없이 모현동 우남아파트 긴급대피명령이 내려진 것에 대해 시의회에서는 수수방관만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하지만 박경철 시장은 익산시민을 위한 시의회의 결정을 단지 집행부에 대한 발목잡기라고 생각하고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축사와 관련해서는 "시에서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의장에게 축사 요청을 하고도 시민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에게 압력을 행사해 식순에서 의장 축사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고 조 의장은 밝혔다.

"심지어 공식석상에서 시장이 의원들을 향해 '저것들 버르장머리를 고쳐야겠다'라는 말도 들은 적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의회를 경시함은 물론이고 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로 규정해 익산시의회는 박경철 시장을 규탄한다"고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을 가진 익산시의회가 박경철 시장에 대한 맹공을 퍼부으면서도 조규대 의장의 대리기사 폭행사건 의혹과 임병술 부의장의 음주운전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고 침묵하는 것에 대해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한수 전 시장 시절에 익산시의 부채가 증가하고 있고, 이 전 시장이 의회와 상의하지 않고 단독으로 진행한 사업에 대해서는 침묵했던 익산시의회가 유독 박경철 시장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무소속 시장이기 때문이 아니냐라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지난 27일(토) 줌마페스티벌 행사장에서 박경철 시장을 향해 폭언을 한 사실에 대해서는 확실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특히 공무원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이제까지 익산시의회가 집행부를 무시했던 관행을 이번 기회에 깨기를 바라면서 박 시장을 옹호하거나 의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공무원들 처신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한 시민도 있었다. "이전에는 같은 당 소속 의원과 시장이다보니 암묵적으로 동조하고 견제가 이뤄지지 않아 알게 모르게 부정에 대한 의혹 제기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는 의회가 정립되고 시장은 의회와 협조할 것은 하면서도 잘못된 관행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것 또한 익산시 발전에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라는 색다른 해석을 내놨다.

한편 익산시의회는 오는 4일부터 서유럽으로 8박 10일간 해외연수를 취소하기로 하고 의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모아 위약금을 지불할 것이라고 밝혔다.